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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모던걸의 명랑 만세](/img_thumb2/9791192085333.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2085333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2-05-16
책 소개
목차
광주의 학생들
모던걸
뒤태 오빠
감시자들
봄이 찾아오고
바자회
그녀들
면회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빠 얘기로는 일본 학교에서 조선인 여학생을 놀리고 희롱하는 게 유행인가 봐.”
“아니, 멀쩡하게 있는 우리를 왜 건드려?”
“확실한 건 아닌데 전라도 광주에서 조선인 학생들과 일본인 학생들이 크게 싸웠대.”
“왜?”
“조선인 여학생을 희롱해서 시비가 붙었나 봐. 오빠 말로는 광주가 아주 뒤집어졌다고 하더라고. 신문사도 불탔고.”
“그런데 그게 경성이랑 무슨 상관인데?”
남정옥이 이해할 수 없다는 말투로 묻자 배복순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일본인이 세운 조지야백화점은 처음에 양복점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양복과 옷감을 특히 많이 팔았다. 현관에는 세비로 양복과 소매 대신 망토가 달린 남성용 외투인 인버네스, 비가 올 때 입는 외투인 레인코트 등을 할인한다는 입간판이 서 있었다. 남성용 양복을 파는 1층을 지나 옷감과 화장품을 파는 2층으로 곧장 올라갔다. 옆으로 돌아가는 계단을 지나면서 슬쩍 아래를 내려다보자 중절모에 회색 양복 차림의 남자가 성큼성큼 올라오는 게 보였다.
모던걸들은 바자회를 준비한다는 핑계로 모여서 만세시위를 벌일 준비를 했다. 일단 배복순의 오빠가 써 준 격문을 베껴 쓰고 태극기를 만들었지만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격문을 일일이 필사해야 했기 때문에 들인 시간에 비해서 만들어지는 수가 적었다. 거기다 팔이 점점 아파 와서 속도도 느려졌다. 펜을 내던진 하윤숙이 투덜거렸다.
“팔 아파! 내년에 죽기 전에 팔 아파서 죽겠다.”
“팔이 아프면 아프지 죽긴 왜 죽어?”
이경숙이 웃으면서 대꾸하자 하윤숙이 팔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대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