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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91192092430
· 쪽수 : 1072쪽
· 출판일 : 2024-12-30
책 소개
목차
저자 초판 머리말
저자 개정판 머리말
옮긴이 머리말
옮긴이 참고문헌
제1장 그리스 초기의 문학: 문학적 효시와 전승
제2장 호메로스
1 소리꾼들과 서사시
2 시어, 시행 그리고 문체
3 소재
4 신들과 세계힘들
5 신들과 인간들
6 호메로스적 인간
7 『오뒷세이아』의 새로운 성향과 서사시의 소멸
제3장 헤시오도스
1 시인
2 『신들의 계보』
3 『여인들의 목록』과 헤시오도스 풍의 『방패』
4 『일들과 날들』
제4장 상고기 전기 서정시
1 서정시의 창시자: 아르킬로코스
2 전쟁과 정치의 엘레기: 칼리노스와 튀르타이오스
3 알크만의 합창시
4 레스보스의 시인들
(1)사포
(2)알카이오스
5 이오니아의 소시민들
(1)세모니데스
(2)밈네르모스
(3)히포낙스
6 아테네 사람 솔론
제5장 위기의 시대, 종교문학과 철학
1 시문학의 위기, 일곱 현인, 아리스테아스와 페레퀴데스
2 『호메로스 찬가』
3 순수철학: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피타고라스
제6장 새로운 서정시
1 이뷔코스(스테시코로스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2 아나크레온
3 시모니데스
제7장 상고기 후기의 철학과 경험과학
1 크세노파네스
보론: 덕arete의 본질에 대한 튀르타이오스 단편 9D=12W
2 경험과학의 시작: 의학, 지리학, 역사
3 파르메니데스
4 헤라클레이토스
제8장 상고기 후기 서정시
1 이행기의 시문학
2 테오그니스
3 핀다로스와 박퀼리데스
(1)시인들과 직업적 합창시인: 세모니데스의 승리찬가
(2)핀다로스의 짧은 승리찬가 두 편
(3)합창시에서의 신화
(4)가벼운 분위기의 시들
(5)핀다로스의 사유세계
(6)핀다로스에 있어 ‘세계힘들’
(7)핀다로스의 예술
(8)핀다로스의 후기시들
제9장 맺는 말
찾아보기
지식지도에 따른 색인 A
그리스어 색인 B
인명 및 문헌 색인 C
일반 색인 D
리뷰
책속에서
고대의 기록물 가운데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단 한 번도 소실된 적이 없는 것이거나, 금세 다시 발견된 것이다. 고대 바빌론의, 고대 이집트의, 또는 중세 독일의 문학에 대해 우리는 전적으로 이차적 기록에 의지하고 있다. 이들의 경우, 무엇을 우리의 손에 쥐어줄지를 결정한 것은 맹목적 우연이지 작품의 내적 가치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리스 문학은 서구세계에서 한 번도 온전히 단절된 적이 없고, 일부 기록물들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독자가 있어서 필사자들 혹은 오늘날에는 출판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가 그리스 문학을 갖게 된 것은 대상물이 물리적으로 보존되었다는 우연, 또는 연구자에게 발견된 행운 덕분이 아니라, 오로지 생생한 관심 때문이었다. 이러한 관심이 있었기에 작품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구한 세월을 이어오면서 항상 새롭게 깨어나게 되었다.
호메로스적 인간은 자신을 둘로 나눌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단일 자아로 생각했다. 호메로스의 언어에는 생명을 가진 인간의 영혼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으며, 육체에 해당하는 단어도 없다. 호메로스적 인간은 영혼과 육체의 결합체가 아닌 단일한 총체이며, 시공의 한계나 구속 없이 힘이 무제약적으로 뻗치는 중력장과 같은 존재다. 또한 어디에서 타자가 사라지고 자아가 시작되는지를 묻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외부의 힘이 그에게 역시 무제약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호메로스의 인간들은 그들이 행하고 말하고 느낀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외부를 향해 가면을 쓰고 있지 않으며, 그들의 본성은 그들이 행한 행동과 그들이 겪은 운명을 통해 세상 밖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호메로스적 인간은 외부세계를 수용하고 경험하며 외부세계를 향해 무조건적으로 열려 있기에, 현대인의 의식세계에는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자아와 타자의 대립이 존재하지 않았다.
상고기 그리스인들에게 있어 ‘세계 힘’에 대한 두려움은 종교적 형태를 띠고 있었다. 초인격적 생명력으로서의 이 실체들은 대지와 하늘에 모두 속하는 것이었다. ‘세계 힘’은 결코 허구나 인위적 구성물이 아니라, 영원한 위력을 행사하는 실재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것에 눈을 뜨기만 하면 언제나 그 힘을 지각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 근대인들에게는 삶의 근본현상과 근본요소들이 가지는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일이 심각하게 진행되었다. 그 이유는 우리의 분석적 사유가 지나치게 심해져서 나무들을 보면서도 더 이상 숲을 보지 못할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