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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134857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5-01-22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새은은 창밖에 두툼하게 쌓이는 눈송이들을 보며 시우와 함께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어날 생각 없이 눈을 꼭 감은 시우의 얼굴. 잠이 든 사람의 숨에서는 단내가 난다. 시우가 내쉬는 달콤한 숨과 밖에서 들어오는 시원 쌉쌀한 박하향의 겨울 공기를 맡으면서 커피를 내렸다. 좋은 시작이다. 새해에는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다. 새은은 문득 근거 없는 행복을 자신했다. 어느샌가부터 터무니없는 행복을 장담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했다. 긴 머리를 질끈 묶고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요리하는 것은 재미있다. 본래는 관심이없었지만, 미영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새은도 요리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날이 춥지만 아예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겨울용 장화 안은 따뜻한 털로 뒤덮여있어 따뜻했다. ‘장화가 이렇게 좋은지 알았으면 진작 사는 건데.’ 눈에서 물웅덩이로 변해버린 거리를 거침없이 걸으면서 생각했다. 카페 앞에 도착했을 때 미영은 창밖에서 익숙한 실루엣을 보았다. 뒷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시우였다. 그리고 시우의 앞에는 단발머리의 여자가 앉아있었다. 당연하게 새은은 아니었다. 미영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새은에게 듣기론 분명 시우가 집에 있을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당당하게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시우에게 인사를 해야 할까. 그리고 저 모르는 여자에게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면서 누구냐고 물어봐야 할까. 아무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고 괜한 의심을 했다며 사과하고는새은에게 주기 위해 준비한 까눌레를 하나씩 줘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