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92385259
· 쪽수 : 576쪽
· 출판일 : 2024-05-14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코스텔로였다. 얼굴이 짓이겨져서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셔츠의 목 부분에 드러난 도시인의 청백색 피부에는 피가 흘러내려 말라붙은 핏줄기가 퍼져 있었다. 리처는 귀 뒤쪽의 맥박을 짚어 보았다.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피부에 손등을 갖다 댔다. 차가웠다. 더운 밤이라서 사후경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죽은 지 한 시간쯤 지난 것 같았다.
재킷 안을 확인했다. 빵빵하게 부풀어 있던 지갑은 사라졌다. 손에는 손가락 끝이 다 잘려 나간 상태였다. 열 손가락 모두. 깔끔하고 날카로운 무언가를 사용한 빠르고 효율적인 정확한 각도의 절단이었다. 메스는 아니었다. 더 넓은 칼날. 바닥재 절단용 칼일지도 몰랐다.
“하비 씨?” 그가 말했다. “체스터 스톤입니다.”
책상 뒤에는 화상을 입은 남자가 있었다. 얼굴 한쪽 면이 전부 흉터였다. 파충류의 피부처럼 울퉁불퉁하게 갈라져 있었다. 스톤은 공포에 질려 남자의 뒤쪽 먼 곳을 바라보았지만, 여전히 눈꼬리에는 그 모습이 보였다. 화상 자국은 푹 익힌 닭발 같은 질감에 부자연스러운 분홍빛이 감돌았다. 두피 위까지 올라온 흉터 부분에는 머리카락이 없었다. 그 위로는 몇 가닥이 뭉쳐 있었는데 다른 쪽의 제대로 난 머리카락으로 가려져 있었다. 머리카락은 회색이었다. 흉터는 딱딱하고 울룩불룩했지만, 화상을 입지 않은 쪽의 피부는 부드럽고 주름져 있었다. 쉰이나 쉰다섯 살 정도로 보였다. 그는 의자를 책상에 바짝 밀착시킨 채 무릎에 손을 얹고 앉아 있었다. 스톤은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서서 오른손을 책상 위로 내밀었다.
다섯 번째 사진도 마릴린의 것이었다. 밤에 침실 창문을 통해 찍힌 사진이었다. 그녀는 목욕가운을 입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축축하게 풀려 있었다. 스톤은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 사진을 찍으려면 촬영자는 집 뒤편 잔디밭에 서 있었을 것이다. 그는 눈앞이 흐릿해지고 귀가 멍하니 아득해졌다. 그는 사진을 추려서 파일을 닫고 천천히 책상에 다시 올려 놓았다. 하비는 앞으로 몸을 숙여 갈고리 끝을 두꺼운 파일에 대고 눌렀다. 그는 갈고리로 파일을 자기 쪽으로 다시 당겼다. 정적 속에서 갈고리가 나무를 긁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게 내 담보요, 스톤 씨.” 하비가 말했다. “하지만 방금 당신이 말한 것처럼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믿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