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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465197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4-07-17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머리말 | 열심히 살았지만 공허한 당신에게
1. 해야 하는 일에 짓눌린 당신에게 필요한 것: 김지용
그 놈의 영어 공부
“잘 지냈어요. 코로나에 걸렸었거든요”
하나가 아닌 마음
누구나 남이 그려준 가면을 쓰고 산다
열심히 노력해도 자존감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2. 마음의 염증을 흘려보내는 법: 강다솜
매일 뺨을 맞는 기분
“정말 나랑 안 맞아”
입사한 해에 휴가 간 첫 신입
강다솜 좀비 시절
“나만의 꽃밭을 만들고 싶어”
예상치 못한 설렘
영화 300편이 내게 준 것
아등바등의 역사
사진이라는 세계
무용함이 우리를 구한다
3. 불안이 필요 이상으로 덩치를 키우지 않도록: 서미란
장래희망이 ‘건강’인 아이
스무 살의 가출 사건
아픈 걸 아프다고 말할 줄 아는 능력
약하지만 약하지 않습니다: 탄자니아 여행 이야기
다섯 번의 낙방 그리고 합격
‘잘해야 한다’는 마음
“나는 화날 때 책을 읽어”
조심하지 않고 마구마구 신나게
나의 번아웃 이야기
“이게 라디오지”
4. 내 안의 이인조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김태술
비상 그리고 추락
사라진 내 전부
내 안의 마음들
결핍과 성공, 그리고 성공과 결핍
이 또한 내 삶이다
“농구 코트는 네게 너무 좁아”
5. 무엇보다 나를 더 아껴보고 싶어서: 다시 김지용
어쩌다 쓴 감투
“힘든 이야기, 죄송해요”
내 마음의 방파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난 잘 안 우는 사람인데”
맺음말 | 내게 빈틈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리뷰
책속에서
처음엔 이 정도로 ‘열심’인 이유가 우울증 때문이리라 의심했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자기 자신이 부정적으로 보이고 주변 모든 것이 불안하게 느껴지니, 발전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더 크게 느낀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볼수록, 그들의 삶을 더 이해할수록 새로운 답이 보였다. 이 지나친 ‘열심’의 모습은 우울증의 결과이기에 앞서 원인이기도 했다. 내 진료실에는 우울증에 걸리기 이전부터 항상 쫓기듯 살아온 분들이 참 많았다. 마치 밀린 숙제들에, 빚 독촉에 쫓기듯 급박하게 해야 할 공부와 일을 처리하는 데 삶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평생 페르소나의 명령을 따르며 해야 하는 일들만 계속 해오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못하고 살아왔으니 행복감을 느낄 기회조차 없었던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그만두거나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공허하다’, ‘껍데기로만 사는 것 같다’는 내담자들의 말은 놀랍도록 적확하다. 겉껍질인 ‘페르소나’에 충실하느라 더 깊숙한 곳에 숨은 ‘자기’의 욕구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니 말이다.
노력하지 말고, 공부하지 말고, 일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일상에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슬쩍 끼워 넣어주길 바랄 뿐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반대로 그만두어야만 했던 그림, 삶이 바빠지며 오랫동안 쉬었던 테니스,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감히 엄두도 못 냈던 노래 수업, 조용한 낚시터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 같은 아주 소소한 활동이라도 괜찮다. 작더라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삶에 끼워 넣은 분들에게 나타나는 변화를 나는 끊임없이 목격한다. 일상에 ‘사소한’ 변화를 주었을 뿐인데, 정신건강에는 놀랄 정도로 ‘큰’ 변화를 일으키는 장면을 정말 많이 보았기에 증언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