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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580432
· 쪽수 : 110쪽
· 출판일 : 2024-10-21
목차
시인의 말 | 5
1부
월하정인月下情人 | 13
먹 | 14
나의 발목은 | 15
언 강을 마주하고 | 16
가을을 밀고 가는 울음 | 17
전입신고 | 18
암벽 경전 | 19
밤 보초 | 20
물살 | 21
흰 발자국 | 22
싸락눈 | 23
동혈사東穴寺 | 24
둥구나무 울음 | 25
새파란 귀 | 26
흰 고무신 | 28
마음 개인 날 | 29
시월 | 30
2부
섬 등대 | 33
매미 껍질 | 34
가을 수묵 | 35
서향집 | 36
봄의 사투리 | 37
그늘 정원 | 38
산 번지에 와서 | 39
진눈깨비의 집 | 40
하얀 시 | 41
섬 동백 | 42
상강霜降 | 43
겨울 삼탄역 | 44
나의 근력운동 | 45
장작개비 | 46
역驛 | 47
헌 거적대기 | 48
3부
겨울 통영 | 51
막힌 길 | 52
별 | 54
다시, 물살 | 55
이슬의 묘비명 | 56
분홍의 속도 | 57
하얀 생화 | 58
푸른 바위 | 59
밤 문상問喪 | 60
팔을 위한 소나타 | 61
흰 구름 | 62
봄 마중 | 63
수련이 피는 법 | 64
꽃 안경 | 65
시의 기척 | 66
헌 빗자루 | 67
성냥개비 | 68
4부
무인도 | 71
산 꽃들 | 72
흰 붓 | 73
눈 마중 | 74
백비白碑 앞에서 | 75
겨울 정원에서 | 76
시서루詩棲樓 | 78
민들레 걸음 | 79
먼 불빛 | 80
밤의 출토 | 81
처서 근처 | 82
우리는 서로 | 83
하품과 시 | 84
허허벌판 | 85
팔 | 86
유리병 편지 | 88
해설┃동파凍破의 시 | 장석원 | 89
저자소개
책속에서
눈 쌓인 숲길을 걸었네
한 마리 새 발자국을 따라 걸었네
벌판 둘러메고 한없이 혼자 걸어간
흰 발자국
이별의 간격이었네
그 속도였네
한 곳에 이르러 머뭇거리다 사라진
되돌아 나간 흔적 없는
하얀 영혼
어디쯤일까
나를 오래 세워놓은 여기는
― 「흰 발자국」 전문
둥구나무가 한철은 빗소리로, 한철은 새소리로, 한철은 매미 소리로, 한철은 바람 소리로 울어요 저들로부터 울음을 수거해서 스스로 울어주었어요 그 뿐이 아니었어요 둥글게 울어야 나무가 되고 여름이 되고 이별이 된다는 걸 알자 내 울음도 데려갔어요 세상 울음 죄다 끌어다 몸을 만들었지요 대성통곡이 얼마나 너른 공터인지 얼마나 짙은 멀미인지 두 팔로 껴안아 봅니다 자, 둥구나무를 틀어보세요 그래야 스무 살이, 서쪽이, 빈혈이 왜 하필 여기 놓였어야 했는지 이해가 될 거예요
나를 꼭 안았다 놓는군요
― 「둥구나무 울음」
새벽녘
밤늦도록 시 생각하던 머리맡으로
오동꽃 진다
툭!
오동이 밤늦도록 깎고 문질러 다듬었을
저 산조
툭!
둘레가 허옇게 헐어 있다
시야,
어서 나가 맞이하렴
― 「헌 거적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