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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탄

오발탄

(치통과 권총의 모던 시네마)

정종화 (지은이)
앨피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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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오발탄 (치통과 권총의 모던 시네마)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론/비평
· ISBN : 9791192647807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5-12-31

책 소개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다섯 번째 영화는 <오발탄>(1961)이다.
오발탄이라는 한국영화의 무의식

왜 오발탄이냐는 물음에 답하는 본격 비평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다섯 번째 영화는 <오발탄>(1961)이다. “왜 우리라고 좀더 넓은 테두리, 법률선까지 못 나가란 법이 어디 있어요.”
‘한국영화의 무의식’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한국영화의 위대한 리얼리즘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이지만, “왜 우리라고” 외침은 누가, 어떤 순간에 던지는 대사인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보지는 않은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작품”이 갖는 슬픔이다. 영화 내내 ‘치통’으로 고통받는 장남 철호(김진규)는 알아봐도, 마침내 ‘권총’을 빼들고 세상에 몸을 던지는 차남 영호(최무룡)의 이 대사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오발탄>을 진짜로 본 것이 아니다. “한국 고전영화는 눈으로 감상할 때와 글로 마주할 때 전혀 다른 차원으로 다가온다”는 저자의 말이 이 맥락에서도 설득력을 발휘한다. <오발탄>이 왜 걸작인가? ‘한국영화 100선’을 꼽을 때마다 왜 늘 최상위권에 놓이는가? <오발탄> 텍스트를 미학적/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읽어내는 비평적 시도를 끝까지 밀어붙인 이 책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치통과 권총의 극단적 콜라보레이션

영화 <오발탄>을 이끌어 가는 두 인물은 장남과 차남, 철호와 영호이다. 장남 철호의 어깨를 짓누르는 가족과 가난, 그리고 잊을 만하면 밀려오는 치통은 당시 한국사회의 암울한 현실과 무기력을 은유한다. 의사의 만류에도, 철호가 하루 사이에 연이어 앓던 어금니 두 개를 뽑아내고 입가에 피를 흘리며 택시 안에서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빈사 상태에 빠져드는 엔딩 신이야말로 이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했다고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철호만큼이나 영호에 집중한다. 석고상처럼 앉아 고뇌하는 사람(철호)보다는 결심하고 행동하며 실천하는 사람(영호)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화를 ‘실제로’ 보면, 철호파와 영호파로 갈리게 된다. 과연, 저자의 주장대로 비명횡사한 연인의 권총을 손에 쥐고 은행을 침탈한 영호는 철호의 또 다른 자아일까? 영화제작 스토리를 이야기 속에 끌어들인 유현목 감독의 이 ‘자기반영적 영화’는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을 사유하고 실험한 것일까? 영호와 철호, 설희, 철호 아내 등 영화 속 인물들은 살아 있으되 생과 사/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이미 죽은 자가 아니었을까? 저자는 비평적으로 끝까지 밀고 나간다.

추신: 오마주, 오발탄의 현재적 생명력

저자는 이 책의 원고를 다 쓸 무렵, 한 편의 한국영화를 보고 새삼 <오발탄>의 현재적 생명력을 실감했다고 밝힌다.
“때마침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개봉했다. 그가 밝힌 것 이상으로, 영화 곳곳에서 <오발탄>에 대한 오마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인 만수의 치통, 그의 아내 미리의 이름, 만수의 또 다른 자아처럼 보이는 제지업계의 중년 남성, 그리고 엔딩의 위압적인 공장 내부의 이미지까지—그가 모든 것을 의도했기보다는, 역시 영화란 무의식적 감수성의 총합체임을 새삼 느꼈다.”
그럼에도 아직도 다루지 못한 디테일, 맞추지 못한 퍼즐 조각이 있는 남았다는 영화.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이 다 알지만 다는 모르는 한국영화의 무의식 <오발탄>을 새롭게 읽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목차

발간사
서문

0장-유현목,〈오발탄〉, 생사의 경계에서 살아남기

1장-예술과 산업의 경계에서: 유현목의 영화세계

청소년 시절, 예술가를 꿈꾸다 영화를 만나다
해방기의 ‘한국’영화 현장에서
전쟁에서 살아남아 영화 작업을 이어 가다
영화청년의 감독 데뷔, 기교에서 주제 의식으로
〈오발탄〉의 성과, 그 이후
문예영화,혹은 번안영화를 관통하며
〈춘몽〉의 고초, 그 이후
예술영화 감독으로 각인되다

2장-불온한 걸작의 여정:〈오발탄〉의 제작과 검열
영화의 시작
시나리오 버전‘들’
검열 서류가 말해 주는 것들

3장-현실과 환상의 교차:〈오발탄〉의 영화적 구조
‘생각하는 사람’-哲浩-유현목
Bar: 상이군인 영호의 현실/환상
철호의 환상, 영호/철호의 현실, 철호
영호의 영화가 시작되는, 다방
까마귀만 한 용기와 엉뚱한 생각
또 한 명의 죽은 목숨, 설희
밤거리의 여인, 명숙
미리의 영화를 거부하면서 시작되는 영호의 영화
죽은?죽을 사람, 영호와 설희
허수아비 같은 법률선과 억설 사이
영호의 범죄?영화
유령의 배회
조물주의 오발탄,철호


크레디트

저자소개

정종화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한국영화사의 아카이브 구축과 비평적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역사와 텍스트, 사회와 미학의 균형 속에서 한국 고전영화를 새롭게 읽고 쓴다. 《표절과 번안의 영화사: 1960년대 한국영화계와 일본영화》, 《조선영화라는 근대: 식민지와 제국의 영화교섭史》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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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950년대 중반 자신의 작품을 연출하기 시작한 유현목에게 영화라는 예술이자 매체는 무엇이었을까.유약한 유년 시절을 견디게 했던 공상의 끝이었을 수도, 여러 예술 장르를 탐문한 결과로서의 종합예술이었을 수도 있다. 프랑스영화 <죄와 벌>을 원점으로 삼은 이미지의 탐색, 문자의 세계를 초월한 시네마의 감각, 혹은 이 모든 요소들이 합일된 어떤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영화를 구성하는 결정적인 인자는 ‘생존’이라는 실존적 체험이었다.


하지만 자유당 정권에서라면 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할 내용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대하는 제작진의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바로 4·19와 5·16 사이, 정치적 혼란기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자유로웠던 시기였다. 개봉 전 시사실에서부터 여러 사람의 입에서 “우리 영화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오발탄>이 재발굴된 것은 1986년 이후 대학가 상영회를 통해서였다. 11월 한국외국어대 영화동아리 ‘울림’이 개최한 유현목영화제 상영을 시작으로, <오발탄>은 전국 20여 개 대학을 순회하며 문화운동의 텍스트가 되었다. 관에서 공식적인 복권이 이루어져 대중 상영이 가능해진 것은 1989년부터다. 아마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월북작가 해금 조치가 시행된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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