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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82826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3-09-2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특별한 여행… 9
화가의 딸… 31
어느 여교수의 하루… 57
운명… 79
오, 하느님… 101
푸른 영혼… 121
돌격대… 145
고진감래아, 옛날이여… 193
진인사대천명… 215
어느날… 237
평설
삶을 사랑하는 소설적 방법 / 우한용… 259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금 있으니 웨이터가 4인분을 더 가지고 와서 불판을 갈고 다시 구워서 가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놓고 갔다. 진우는 여전히 잘 먹었다. 갈비를 다 먹고 냉면을 먹고 후식까지 먹었다. 진우는 처음으로 맛본 경험이어서 모든 게 신기하고 마음속은 즐거움으로 충만했다. 식사가 끝나고 식당을 나와 정원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집에 와서 모두 누워서 낮잠을 잤다. 진우는 잠은 오지 않고, 지금 자기가 누리는 이 평화롭고 따뜻한 가족애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처음 보는데도 친부모는 양부모와 분명히 다른 점이 있었다. 피를 나눈 가족들이 주는 감정은 뭐라 한마디로 말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것이었다. 이렇게 혈육의 정을 처음 느껴보는 진우는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하늘이 청명하고 눈이 부셨다. 「특별한 여행」
두 달 반 만에 세 나라에 흩어져있는 작품 삼십 점의 그림 소재를 파악하게 되어 일본, 중국, 프랑스 세 나라에 가서 바로 아버지 작품들을 볼 수 있었고 사진을 찍어올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찾은 장은수 화백이 남긴 그림은 총 백 이십 점이었다. 물론 어디에 더 있을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것만으로 정리해야 했다. 그림의 대부분은 풍경화였고 나머지는 한옥도 있고, 궁궐도 있고 풍속화도 있고 인물화도 있었다. 아직 세상에 내놓지 않았던 작품이 사십오 점이나 있어 우선 장은수 화백 유작전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의 잊혀진 화가지만, 오늘에 살려내야 했다. 일제 말 조선국전에서 특선을 한 화가로서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알린 화가로서의 장은수를 제대로 알려야 했다. 현대 한국화의 초기 화가로서 충분히 다시 살려낼 만했다. 예진이 세 번이나 이용했던 창조화랑에서 6개월 뒤에 전시회를 하기로 예약을 했다. 「화가의 딸」
아버지는 오늘도 족보 만드는 일에 매달리신다. 각 문중에서 받아 온 자료를 정리하여 넣어야 할 자리를 찾아 조심스럽게 넣으신다. 가로세로 어느 것 하나만 잘못되어도 낭패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작업을 하신다. 지금처럼 컴퓨터로 하는 시대가 아니었으므로 족보를 만드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고 까다로운 일이다. 연세가 일흔둘,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족보의 파보라도 당신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듯하다. 박 씨는 워낙 대성이고 역사도 길므로 대동보는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중시조인 밀성대군 파보조차 내기 어렵다.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