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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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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희망사항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828800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5-03-20

책 소개

정수남 소설가가 10년이 넘도록 투병 중인 아내를 간병하면서 틈틈이 적은 시를 묶은시집으로, 긴 슬픔과 깊은 아픔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쓴 편편이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목차

1부_아내의 이름

아내의 이름 / 너, 지금 어디 있니? / 아직은 아니야 / 사랑법 / 행복 / 아들의 전화번호 / 내가 그리는 바다는 / 아내의 운동화 / 요즘 나는 울면서 산다 / 행복이라는 것은 / 착각 / 이사 / 어느 여름날 오후 / 꽃샘추위 / 내가 두려운 것은 / 황혼을 바라보며 / 거울이 나에게 / 지하철에서 / 둘이 있어도 우리는 혼자다 / 폭염 / 의자가 있는 자리 / 아내는 강이다 / 삼계탕

2부_사랑한다는 것은

나도 아플 때가 있어요 / 아내의 일흔아홉 번째 생일 / 자전거 타기 / 꽃 / 된장찌개를 끓이며 / 아내는 거짓말쟁이 / 너, 살아났구나 / 인연 / 소꿉장난 / 나의 기도 / 그대 이름은 / 아직 모르겠니? / 사랑한다는 것은 / 무좀약을 바르며 / 나도 만나고 싶다 / 나는 누굴까 / 문 / 아내의 음악 소리 / 형님 산소에서 / 우리집과 ‘우리집’ / 몰라 / 내 몸이 나를 떠나겠다고 위협한다 / 내 아내는 화가다!

3부_내가 웃는 까닭은

아내는 시한폭탄 / 모과가 웃는다 / 내가 웃는 까닭은 / 공원에서 / 어느 날 밤에 / 이루의 하루 / 여름날 / 카톡이 왔다 / 아내의 시간여행 / 내가 누구지? / 아내의 다리 / 꿈(1) / 꿈(2) / 꿈(3) / 감사할 제목 / 부부의 힘 / 친구의 한마디 / 나무 / 아버지 산소에서 / 로또복권 / 가족사진 / 아버지 말씀 / 의류 수거함

4부_아내의 시간

결혼기념일 / 팔월 / 기역, 니은, 디귿 / 목 / 돌멩이 하나 / 아내의 구두를 닦다 / 농담 같은 / 아내의 시간 / 딱, 두 번 / 아내는 일류 배우다 / 치매 환자 / 나이 팔십은 / 희망사항(1) / 희망사항(2) / 아내의 핸드폰 / 남성을 보다 / 아내도 때로는 나처럼 울까 / 오늘 하루도 / 분리수거의 날 / 버스에서 본 여자 / 아내의 엄마 / 무제 / 라면 한 컵도

해설
긴 슬픔과 깊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하여 _ 이승하

저자소개

정수남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접목」 당선. 국학대(고려대 전신) 국문학과 졸업. 한국소설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이범선 문학상 수상. 창작집 『분실시대』ㆍ『별은 한낮에 빛나지 않는다』ㆍ『타성의 새』ㆍ『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ㆍ『시계탑이 있는 풍경』ㆍ『길에서, 길을 보다』ㆍ『앉지 못하는 새』, 『아주 이상한 가출기』, 『생명의 기원』, 장편소설 『행복아파트 사람들』, 시집 『병상일기』 등 출간. 현 ‘정수남 문학 공작소’ 대표.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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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내의 운동화
빗소리가 고즈넉한 오후
신발장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졸고 있던
하얀 운동화가 문득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신을 사람이 찾지 않아
몇 년 동안 혼자 외로웠다는
왜 꺼내주지 않느냐는

꽃핀 봄날
몇 년 만에 비 맞으며
자기도 바깥 구경하고 싶다는

그래도 그대는
일어날 줄 모른다

운동화가 그토록 기다리는 그대는
아무것도 모른 채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코를 골고 있다

바깥은 목련이
하얗게 웃고
개나리 진달래가
새봄을 노래하는데


황혼을 바라보며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다가
붉은빛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우리 마지막도 저랬으면 하다가
아직은 좀 더 살아야지 입술을 깨물다가
어려워도 좀 더 살아야지 가슴을 치다가
아내의 숨소리를 듣는 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저녁


아내는 거짓말쟁이
아내는 거짓말쟁이이다!

편안하냐고 물으면
아내는 말없이 머리를 끄덕거린다
허공을 바라보는 눈빛이
정말 편안한 것 같다

꼭 쥐면 금방 부서져 내릴 것 같은 팔다리,
모든 것 다 내주고
이제는 텅 빈 것뿐인데도

까맣게 타버려서
이제는 가슴에 재만 남았을 텐데도

오늘도
편안하냐고 묻자
아내는 또 머리를 끄덕거린다
말없이 허공을 바라보는 눈빛이
정말 편안한 것 같다

아내는 거짓말쟁이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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