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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837208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5-04-30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4
1부 _ 걸어온 발자국
벙커 속의 진도아리랑 14
전장의 단상들 21
7번 국도에 핀 정(情) 28
날짜변경선 42
소백산 계획 47
남한산성, 돌에 새긴 역사 56
만추의 문경새재 64
연극 출연, 인생 한 컷 71
삼둔 사가리 75
수필 교실에서 피어난 공감 82
보훈병원에서 본 인간 군상 85
어허! 저래서는 안 되는데 89
독도 플래시몹 93
낯선 감정 앞에서 96
후회는 뒤늦게 온다 100
문상 103
판문점 제3땅굴 108
2부_ 절기 따라 가보자
입춘절立春節 _ 절기 따라 가보자 148
우수절雨水節 _ 물이 곧 생명이구나 151
경칩절驚蟄節 _ 깨어나는 생명의 시기 153
춘분절春分節 _ 만물이 소생하다 156
청명절淸明節 _ 온갖 꽃들은 피어나고 158
곡우절穀雨節 _ 하늘이 곡식비를 내린다 161
입하절立夏節 _ 계절의 여왕 5월 163
소만절小滿節 _ 초록이 눈부시다 166
망종절芒種節 _ 보리 베고 모내기 하고 168
하지절夏至節 _ 가장 긴 낮의 이야기 171
소서절小暑節 _ 망중한이다 174
대서절大暑節 _ ‘삼폭’의 계절이구나 176
입추절立秋節 _ 가을이여, 어서 오라 180
처서절處暑節_ 전통에 거스르는 절기 184
백로절白露節 _ 풀잎에 이슬이 맺히지 않는다 187
추분절秋分節 _ 어김없이 돌아오는 가을 190
한로절寒露節 _ 찬 이슬 맞아 낙엽이 되고 193
상강절霜降節 _ 이슬이 서리가 되고 196
입동절立冬節 _ 저무는 가을이 아쉽다 200
소설절小雪節 _ 심신이 먼저 맞이한 소설 204
대설절大雪節 _ 큰눈이 내리다 209
동지절冬至節 _ 가장 많이 알려진 절기 213
소한절小寒節 _ 매서운 추위에 갇히다 217
대한절大寒節 _ 마음이 춥다 220
새 입춘절立春節 _ 찬바람 너머 봄 223
단오端午 _ 태양의 기운이 강렬해진다 227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자의 말’을 쓰다 보니 문득 한 장면이 떠오른다. 88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짙푸른 잔디밭 위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의 모습이다. 굴렁쇠는 채로 방향을 조정해 굴리는 동안에는 쓰러지지 않는다. 나 역시 살아오면서 자드락길을 만나도 채를 놓지 않고 굴렁쇠를 끈기 있게 굴려 왔다.
-<저자의 말> 중에서
백 상병이 돌아와서 “적 정찰병이 왔다가 쫓겨 갔대요”라고 말한다. 한마음 놓인다. 나도 밖으로 나가본다. 하늘 높이 ‘사격 중지’를 알리는 오성 신호탄이 솟아오른다. 주변은 다시 어두운 적막으로 되돌아간다. 밖에 나간 우리 셋은 캄캄한 밤하늘을 말없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긴장되어 있을 때, 백 상병이 나를 제치고 먼저 뛰쳐나가며 “가만히 있어요, 내가 먼저 나가보고 올 것잉께”라 한 말이 내 귓전에 메아리친다. 위험 앞에서 상관인 나를 보호하겠다고 자기가 앞장서는 그 마음이 내 가슴을 달군다. 뜨거운 기운이 왈칵 치밀어오른다. 눈물이 핑 돈다. 뜨거운 눈물이다.
-<벙커 속의 진도 아리랑> 중에서
아주머니는 다시 물었다.
“그럼 언제 돌아오는 거요?”
“오가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6개월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말을 하면서도 나는 복희 아가씨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아주머니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어깨를 조용히 들썩였다. 복희 아가씨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록 잘못한 일은 없지만, 모녀 앞에서 나는 왠지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아주머니, 그리고 아가씨, 그동안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7번 국도에 핀 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