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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씨 유 어게인](/img_thumb2/979119323528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235287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4-10-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안녕, 정이야
2장 안녕, 흥민아
3장 안녕, 미스터 달걀
4장 안녕, 문정아
5장 씨 유 어게인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금남은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고무장갑을 벗어 싱크대에 얹어두고 천천히 걸음을 뗐다. 카운터를 지나 진열장 냉장고를 도는데 괜히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분명히 고양이 울음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아기가 여기 있을 리 없잖여. 금남이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다는 듯 픽 웃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자, 덜컹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조그만 달과 별이 그려진 하얀 속싸개에 싸여 울고 있는 건 분명 아기였다.
_1장 〈안녕, 정이야〉
“자, 구구 팔팔 일이삼사! 짠!”
화통한 목소리로 금남이 구호를 외치자 아기띠에 안겨있던 아기가 소리 내어 방긋 웃었다.
“그려, 구구 팔팔 일이삼사!”
떡 여사가 금남을 따라 말하고 요구르트를 부딪쳤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사흘만 아프고 나흘째에는 하늘로 가자는 노인들만의 ‘웃픈’ 건배사였다.
“그럼, 해브 어 나이스 데이 혀고.”
금남이 무슨 말만 하면 아기가 웃었다. 큭 소리를 내며 환하게 웃었다. 이렇게 잘 웃는 아기를 어떻게 두고 간 거야. 네 엄마도 참, 대체 무슨 사연이 있어서….
_1장 〈안녕, 정이야〉
두 사람은 매주 수요일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낙산공원에서 맛나 도시락을 나눠 먹었다. 트리가 함께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 매운 걸 못 먹는 흥민은 해영 덕분에 조금씩 혀가 얼얼한 통증에 익숙해지는 중이었다. 밥을 끝까지 먹으면 나오는 금남의 쪽지도 서로 보여주며 함께 마음에 새기기도 했다. 그렇게 내일모레면 마흔인 해영과 열다섯 흥민은 친구가 되었다. 둘은 그날 일어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흥민이 짝사랑하는 예정과 짝꿍이 되고 싶지만, 또 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둘은 최근 짝꿍이 됐고 그 후 흥민은 매일 학교에서 심장이 튀어나올까 봐 종일 칠판만 보고 화장실도 잘 가지 않는다고 했다. 혹여나 냄새라도 날까 봐. 큭큭.
_2장 〈안녕, 흥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