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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큰글자도서]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은이)
팩토리나인
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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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큰글자도서]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5349653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4-05-24

책 소개

김지윤 장편소설. 연남동 골목길에 자리 잡은 빙굴빙굴 빨래방. 그곳엔 신기한 다이어리가 있다. 누군가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끄적인 고민을 다른 누군가가 진지하게 읽고 답글을 남겨 놓는다. 그렇게, 빨래방에 오는 사람들은 고민의 주인공인 동시에 고민 해결사가 된다. 투박한 손 글씨로 나눈 아날로그적 소통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목차

1. 토마토 화분을 두드려 보세요
2. 한여름의 연애
3. 우산
4. 분실물 보관함
5. 대추 쌍화탕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작가의 말

저자소개

김지윤 (지은이)    정보 더보기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그걸 써보려고 합니다. 글로, 아주 소중하게.” 글에서 영상미가 느껴지는 소설가. 오늘도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짓는다. 첫 번째 장편소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출간 즉시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동명의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다. 이 소설은 세계 최대 출판그룹인 아셰트(Hachette Book Group)를 통해 2024년 런던도서전 최대 화제작으로 소개되었다. 현재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여러 국가에 판권이 수출되어, 전 세계 독자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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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공원으로 이어지는 작은 횡단보도를 지날 무렵 빨래방에서 빨래를 한 아름 가지고 나오는 젊은 아가씨가 유독 눈에 띄었다. 모두 귀에 이어폰을 꽂고 휴대폰을 보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가는데, 그 아가씨는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마치 무슨 깨달음이라도 얻은 사람처럼. 장 영감은 아가씨가 나온 빨래방 앞으로 갔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깔끔하면서도 정감 가는 글씨체가 박힌 간판이었다. 그 위에 노란 할로겐 등이 한 글자 한 글자를 아늑하게 비추고 있었다. 상가 앞면은 위에서부터 성인 허리 높이쯤까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안이 잘 보였는데 아래쪽은 상아색과 회색이 옅게 섞인 벽돌들로 촘촘히 이루어져 있어 편안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주었다. 봄 햇살이 대형 세탁기가 돌고 있는 안쪽까지 깊숙이 내리쬐고 있었다. 창가 쪽에 놓인 나무 테이블에는 커피 머신이 올려져 있고 벽 한쪽에 위치한 낮은 책장에는 책들이 꽂혀 있었다.
“빨래방이 무슨 도서관 같기도 하고 카페 같기도 하다. 세상 참 좋아졌네. 그렇지, 진돌아?”
진돌이는 대답 대신 꼬리를 흔들었다.
- 1. 토마토 화분을 두드려 보세요


몸을 뒤척일 때마다 올라오는 냄새 때문에 장 영감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문득 머릿속에 이십사 시간 문을 연다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스쳐 갔다.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갰다. 싱글 사이즈의 이불이라서 김장 비닐에 알맞게 들어갔다. 장 영감이 진돌이와 함께 빨래방으로 걸어갔다.
열한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연남동에는 낮보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술은 힘으로 먹는다고 했던가. 이제는 청주 두 잔도 버거워진 장 영감은 잔디 위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맨땅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젊은이들의 활기가 부러웠다. 진돌 이는 장 영감의 발 옆에서 보폭을 맞추며 걸어갔다.
둘은 금세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앞에 도착했다. 유리창에서 보이는 자리에 진돌이를 잠시 묶어두려고 했는데 “반려 동물 동반 입장 가능”이라는 문구를 발견하고 함께 들어갔다.
장 영감은 이용법을 살폈다. 노인들도 제법 오는지 꽤 큼지막한 글씨로 자세하게 쓰여 있어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다.
장 영감이 세탁기에 오줌 냄새가 나는 이불을 넣었다. 건조기에도 미리 이곳의 시그니처 향이 난다는 섬유 유연제 시트 두 장을 넣어두었다. 문 옆에 진돌이 줄을 고정해 놓은 장 영감은 책장으로 향했다. 읽을 만한 것이 있는지 고르려고 했지만 딱히 손이 가는 책은 없었다. 그래서 빈손으로 창가 앞 테이블 바에 앉았다. 나무로 된 테이블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밤 열한 시가 넘은 공원의 풍경이 흥미로웠다.
“저게 다 추억이 되는 거지. 안 그러냐, 진돌아? 시간은 돈 줘도 못 돌리고 청춘은 억만금을 줘도 다시 오지 않아.”
얌전하게 앉아 있던 진돌이가 대답하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네가 말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
장 영감이 창밖을 보다가 테이블 위에 있던 연두색 다이어리로 시선을 돌렸다. 누가 놓고 간 건가 싶어 한쪽 구석으로 치워놓으려고 했는데, 얼핏 보니 여러 사람의 손때가 탄 듯했다. 장 영감이 호기심에 다이어리를 펼쳤다.
첫 장 구석에는 “모두가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는 세상”이라고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뒷장까지 펜촉에 긁힌 걸로 보아 굉장히 힘을 주고 쓴 것 같았다. 연두색 표지로 된 그것은 시시콜콜한 일상이 담겨 있는 여느 다이어리와는 달랐다. 일 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연간 달력에 빨간 별표가 그려져 있었다.
‘11월 25일. 무슨 날이지?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인데 원래 주인 생일인가?’
- 1. 토마토 화분을 두드려 보세요


다이어리에는 여러 사람의 크고 작은 고민이 적혀 있었다.
살기 싫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사람들의 답글이 달린 글들도 많았지만 문득 이 글에서 손이 멈췄다. 이 글 밑에는 아무도 글을 적어주지 않았다.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함부로 한마디 거들거나 관여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장 영감은 고심 끝에 테이블 위에 있던 펜을 들었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썼다. (…)
장 영감은 반듯한 궁서체로 글을 다 쓰고 난 뒤 펜을 내려놓았다. 어느새 중간에 실행시켰던 건조기까지 다 되어 있었다.
‘이 사람한테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장 영감이 자리에서 일어나 건조기를 열어 이불을 꺼냈다.
그간 알게 모르게 났던 쿰쿰한 노인 냄새까지 말끔히 날아간 듯해 이불에 코를 묻었다. 이곳에 자주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장 영감은 가져왔던 비닐에 이불을 넣고 진돌이의 가슴 줄을 잡았다.
- 1. 토마토 화분을 두드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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