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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9328952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08-08
책 소개
목차
제1장 해어진 깃발
제2장 눈 속의 불
제3장 무너지는 벼랑
제4장 오직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여닫이문을 닫고 나간 김구는 시장기를 느꼈다. 그제 낮부터 물 말고는 먹은 게 없었다. 곁으로 지나가는 여인은 옆구리에 붉은 칠을 한 쟁반을 끼고 있었다. 거기엔 삶은 국수가 집어 들기 좋게 나누어져 층층이 담겼는데, 어느 국수 가게에서 오후 내내 쓰일 것처럼 보였다. 시장기가 돈 지는 한참이었고, 배고픔 때문에 다른 생각이 안 들 지경이었다. 프랑스 조계지 내 조선인들이 사는 방향으로 김구는 터덜터덜 걸어갔다. 짚 끈으로 동여맨 헝겊신이 자꾸 벌어져 발가락이 차갑게 드러났다.
신세 질 만한 이가 누가 남았을지, 김구는 한참 헤아려 보았다.
고종 황제 시절에 법무대신을 역임한 김가진은 독립운동을 하겠다며 상해로 건너왔다가 1922년에 죽었다. 김의한의 아내이자 김가진의 며느리인 정정화는 독립자금 확보를 위해 조선에 몇 차례나 다녀온 대단한 여성이었다. 문을 연 정정화는 김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구가 소곤소곤 물었다.
“후동 어머니, 나 밥 좀 줄라우?”
- 제1장 <해어진 깃발> 중에서
와타나베는 헌병들을 이끌고 우편총국 인근으로 되돌아왔다. 야자와는 건물 1층에 내려와 있었다.
“철수다.”
“누가, 누가 황병립을 죽인 겁니까?”
와타나베를 빤히 쳐다보던 야자와가 고개를 내저었다. 우편총국을 등진 그를, 헌병들이 뒤따랐다.
“어디 조선어 하는 사람 없나?”
영사관에 복귀한 와타나베가 헌병대원들에게 물었다. 손을 들고 나온 자에게 와타나베는 기억하는 획들을 종이에 어설프게 그렸다. 한참을 들여다보던 헌병대원이 그 문장을 와타나베에게 읽어주었다.
“민족반역자에게, 마땅한 죽음을 베푸노라!”
- 제1장 <해어진 깃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