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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304976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3-10-2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네 엄마 품이 되고 싶지 않아
내 고향의 부조화
가위와 재봉틀
공부 못한 임용 대기자
인공의 호수
꿈쩍 않는 마을버스, 돌아가는 재봉틀
출구 불빛
네 엄마 품
차라리 잘됐어
나머지 공부
무채색 둘째 딸
대체 가능 인력
두어 시간의 공백
오리와 백조의 중간 즈음
독립 세대주
인연의 물꼬
단 한 번의 눈물
거울 속 똬리
엄마의 담장
프롤로그 : 절부(節婦) 딸
두 정녀(貞女)의 슬하
줄서기에 대한 반감
벽돌 쌓기 시작
날 터진 짚신을 신고
새벽의 코피
물 만난 고기
현실의 신비
징검다리의 걸림돌
에필로그 : 여성으로, 인간으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집안의 재력을 바탕으로 아주머니는 명동 노른자 땅을 넉넉하게 사서 부속 공장까지 딸린 양장점 건물을 올렸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명동의 구석구석이 달라지고 재개발 바람이 불며 노른자 땅을 넓게 자리한 아주머니의 양장점 건물을 부동산중개업자가 계속 탐냈다. 결국 아주머니는 1997년에 양장점을 접었다. 아주머니는 갑자기 폐업 신고를 했고, 아버지는 퇴직금 조로 얼마간의 돈을 받았지만, 엄마는 그만한 배려도 받지 못했다.
아버지의 꿈에 나를 투영하며 스스로 위로했다. 선생 노릇이 힘듦을 비유하는 속담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나도 부모님처럼 다른 감각은 상실된 사람 같았다. 슬픔이라는 커다란 유리벽에 둘러싸여 다른 감정이 뚫고 들어오지 못했다.
아무리 골라 보고, 거울 앞에 서서 내 몸에 대어 봐도 언니 옷 가운데 내가 소화해 낼 옷은 하나도 없었다. A4용지가 들어갈 넉넉한 책가방을 들고 다니는 내게 가는 쇠줄 끈이 달렸거나 작은 장식이 붙은 언니의 조그만 가방은 모두 적당하지 않았다. 신발은 언니가 나보다 한 치수 컸다. 무언가 얻어내고 싶었는데 공연히 손해도 아닌 손해를 보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