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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2246426
· 쪽수 : 258쪽
· 출판일 : 2025-05-2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겁석 김중기
늦둥이 막내 중기
중기의 라임 오렌지 나무
열린 대문, 젖은 손
미안하지 않은 하루를 위해
툇마루에 새긴 다짐
소란과 쓸쓸함 사이
세상을 향해 뜬 눈
운명의 실타래
바람이 머문 방
마지막 웃음
오월의 불꽃, 오월의 상처
부서진 발걸음
중기의 성소
뒷방에 잠든 청춘
흙냄새를 따라서
모퉁이 돌, 박해인
볼 빨간 해인
교복의 무게
심장에 타오른 모닥불
닿지 못한 마음
오월의 그날, 멈춰 버린 시간
깨지 않는 꿈
해인 안의 소나무
붉은 꽃이 피는 시간
흔들리는 눈빛
네 돌을 함께 던지려 해
폭포수 쏟아지던 날
바람에 실려 보낸 말
해인의 구원
모퉁이 돌
빛과 바람 사이의 중기
느린 대화
숨 쉬는 몫
처연한 꽃을 닮아(동백)
섬진강의 바람 속에서(벚꽃)
진흙에서 피어난 생명(연꽃)
단풍에서 낙엽으로(단풍)
눈송이와 눈물(눈발)
녹아도 남는 것
그들이 오고, 해인은 피었다
글에서 멀어진 해인의 꿈
눈에 보이지 않는 문장
낯섦이 익숙함으로
3월, 홍매화의 위로
4월, 국 한 그릇의 온기
5월, 해인의 오월, 그들의 5월
6월, 나무의 자리, 해인의 발자국
7월, 셔터 너머의 숨결
9월, 풍요의 봉지들
11월, 악몽 꾸는 밤
12월, 괘종시계의 질문
흘러가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마주 앉은 시간, 어루만진 상처
잿빛 속의 불꽃
초록과 퇴비
생명의 약속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머니는 입술을 한번 꽉 물고, 손바닥을 비비며 다시 장바구니 끈을 움켜쥐고 일어섰다. 그녀의 어깨가 다시 단단하게 펴졌다. 살아가는 건 매일 작게 넘어지는 일이었고,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는 일이었다.
방 안에는 새 나무 냄새가 은은히 퍼져 있었다. 중기는 의자에 걸터앉아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창문 너머로 바람이 지나가고, 멀리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어슴푸레 들려왔다. 가까스로, 아주 가까스로 살아 있다는 감각이 몸속에 조용히 번져 갔다.
말보다 느린 사진, 사진보다 깊은 침묵,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가만히 바라보는 법을 배워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고요 속에, 서로의 삶이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 말보다 더 깊은 무언가가 그들 사이를 채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