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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3358627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4-02-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어른이의 그림일기
DAY 1. 오늘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참 막막했다!
헤픈 웃음 증후군
아름다운 우울
다 그렸다고요? 아닐걸요?
나라는 이름의 추상화
잠시만요, 뒤로 나와서 캔버스 전체를 보세요
나를 너무 사랑하지 말자
이상한 너를 닮고 싶어서
뒤늦게 발견한 선물
관찰은 소통이다
DAY 2. 오늘은 친구에게 어깨를 빌려줬다, 참 뿌듯했다!
내 사람 구분법
인터뷰어의 애티튜드
콜라보레이션
누구나 기피해야 할 인간 유형
감정 쓰레기통을 위한 변명
위로에 정답이 어딨어
마음의 거리 두기
완벽한 단골집 만들기 프로젝트
자해를 멈추고 이해를 배우다
DAY 3. 오늘은 나 자신을 안아줬다, 참 애틋했다!
이러나저러나 좋은 건 좋은 거
분노 조절 장애
내 꿈은 수영왕
이상주의자의 현실주의
날아갈 수 있도록 날리는 힘
유독 반짝이는 별, 개성
뿌리 깊은 나무
Day 4. 오늘은 나를 다스리는 법을 깨달았다, 참 즐거웠다!
주입식 교육 말고 주입식 위로
한없이 가라앉더라도 바닥은 있지
복권을 팔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작은 동심이다
이 호수에 돌을 던지면 안 됩니다
안목이 좋다고 나쁜 결말을 피해 갈 순 없어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롤러코스터 vs 회전목마
DAY 5. 내일이 오는 게 무섭지 않아, 굿 나잇!
Ctrl+Z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법
컵에 담긴 물보다, 물을 담아내는 컵
어떤 음식이 나올지 ‘모르’는 식당
개연성은 없어도 아름다움은 있다
마음에도 보호 케이스를 씌울 수 있다면
인생은 게임이 아닌, 게임 유저로 사는 것
감각 종합 선물 세트
행복이라는 정물화
에필로그 우리 삶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품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김형태 에세이 《너, 외롭구나》에는 ‘아름다움’에 관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소설가 박상륭 선생의 표기에 따르면, ‘아름다움’이란 ‘앓음다움’입니다. ‘앓은 사람답다’는 뜻이 되겠죠. 고통을 앓은, 아픔을 겪은 사람, 고뇌한 사람, 혼돈의 현실 속에서 번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한 사람다운 흔적이 느껴지는 것. 그것이 앓음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랍니다.” 비유하자면 번데기가 누에고치를 힘겹게 뚫고 나오는 과정은 앓음답기에 아름답고, 번데기의 고단한 발버둥이 있기에 날개를 펼친 나비도 아름다운 것이다.
지난날, 정말 수도 없이 우울을 느끼며 삶을 버텨왔다. 힘겹고, 아프고, 고통스러움에 몸부림치면서. 그러나 그렇게 한차례 우울이란 감정이 지나가고 나면, 그 감정을 버티고 인내한 나 자신이 조금은 강인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비 온 뒤에 땅이 단단해지듯이.
단단함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는 지하 깊은 곳에서 오랜 시간 엄청난 압력과 열에 저항하며 형성된다. 다이아몬드는 앓음하는 광물이다. 원석 형태의 다이아몬드는 아직 우중충한 빛을 띤다. 또 한 번의 노력과 연마를 거쳐야만 우리가 사랑하는 ‘다이아몬드’가 된다. 찬란한 빛을 내뿜는 아름다움. 이와 마찬가지로, 우울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안에 내제된 강인함과 가치를 발견하고 어떤 형태로든 성장해나갈 수 있는 것 아닐까? 답답하고, 우울하고, 울적하다는 뜻만 있는 줄 알았던 ‘울’이라는 글자에 화려하고, 찬란하고, 아름답다는 뜻도 있는 것처럼.
관찰이란 내가 그릴 대상하고의 온전한 소통의 시간이다.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어떤 말을 하는지 제대로 듣는 것, 즉 경청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진정 어떤 대답을 돌려줄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간혹 상대방이 말하고 있을 때, 내가 다음에 할 말을 신경 쓰느라 제대로 경청하지 않는다. 만약 둘 다 서로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내뱉는다면 그건 진정한 소통이 아닐 테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듣고 말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림을 그릴 때도 그릴 대상을 충분히 관찰하고 그려내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그림에는 ‘재현’과 ‘표현’이 있다. 재현은 눈앞에 있는 어떤 대상을 종이 위에 옮기는 일이다. 표현은 내 안에 있는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바깥으로 끄집어내서 종이 위에 그리는 일이다. 수강생들 중 무언가를 보고 그리는 것은 잘하는데, 무언가를 보지 않고 그리는 것은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재현에선 관찰이 중요하지만, 표현에서도 관찰이 중요해요. 재현이 눈앞에 있는 대상을 관찰하는 행위인 데 비해 표현은 그 관찰의 대상이 ‘내 안’에 있을 뿐이죠.”
내 안에 있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생각, 느낌, 기분, 감정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모호하다고 할 수 있는 그 무엇들 말이다. ‘감정’을 예로 들면, 어떠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감정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그러한 감정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우울한 감정이 찾아오면 그저 슬퍼하고 힘들어하고 만다. 혹은 감정을 회피하려고 한다. 감정을 관찰한다는 것은 그 감정을 직시하고 끊임없이 파고들고 분석하려는 노력이다. 내가 왜 우울해졌는지 이유를 찾아보거나 우울이란 감정 안에 얽히고설킨 또 다른 감정들은 무엇이 있는지를 헤집어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