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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

릴라 모틀리 (지은이), 안현주 (옮긴이)
구픽
1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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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3367117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6-04-30

책 소개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오프라 북클럽에 선정되고, 그해 부커상 롱리스트에 최연소 후보로 지명되었으며,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 높은 필력과 주제의식을 보여주며 수많은 매체들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릴라 모틀리의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는 미국 사회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 부커상 롱리스트 최연소 후보(2022) ★★★ 오프라 북클럽 선정작
★★★ 람다 문학상 후보작, 펜/헤밍웨이 문학상 후보작
★★★ 아마존, 뉴요커, 워싱턴 포스트, LA 타임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타임 올해의 책 선정작

헤어날 수 없는 가난과 절망,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버텨야만 하는 10대 흑인 소녀
무너지는 세계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작은 아름다움과 회복의 가능성
오클랜드 경찰 성착취 실화를 기반으로 공권력의 부패와 사회 시스템 붕괴를 정면으로 응시한 소설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오프라 북클럽에 선정되고, 그해 부커상 롱리스트에 최연소 후보로 지명되었으며,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 높은 필력과 주제의식을 보여주며 수많은 매체들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릴라 모틀리의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는 미국 사회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사회의 보호망이 완전히 무너진 도시에서, 17세 흑인 소녀 키아라가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 차근차근 풀어나가며 미국 복지제도의 허상과 사법 시스템의 실패, 그리고 공권력의 폭력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집요하게 드러낸다.

오클랜드의 아파트 단지에서 오빠 마커스와 함께 근근이 살아가는 소녀 키아라. 남매 모두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부모는 죽음과 약물 중독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마커스가 래퍼라는 꿈에 부질없이 매달리는 동안, 키아라는 두 배로 오른 아파트 월세를 감당하고 옆집에 홀로 버려진 아홉 살 소년 트레버를 돌보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낯선 남자와의 사건은 키아라를 상상도 하지 않았던, 그러나 이제는 생존을 위해 절실히 필요해진 돈을 벌 수 있는 일로 이끌고 만다. 그리고 키아라의 이름이 오클랜드 경찰 내부의 거대한 스캔들 수사에 핵심 증인으로 오르면서 소녀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마는데….

헤어날 수 없는 가난과 절망, 사회안전망이 완전히 사라진 오클랜드의 밤거리. 시스템이 포기한 곳에서 홀로 버텨내야만 하는 17세 소녀 키아라의 시선은 우리가 외면해 온 사회의 가장 취약한 민낯을 사실적으로 대리 경험하게 한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비극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키아라는 끊임없이 무너지고 착취당하면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현실을 외면하고 오롯이 자신에게 가족의 생존을 맡겨버린 엄마와 오빠를 원망하면서도 사랑하고, 부모가 버린 옆집 소년의 끼니를 챙기며 아이에게서 삶의 희망을 발견한다. 키아라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고, 그 안에서 버티고, 때로는 맞서며 삶의 용기를 얻는다. 릴라 모틀리는 시인으로서의 감각을 바탕으로 잔혹한 현실을 서정적인 언어로 그려낸다. 아름다운 문장과 잔혹한 세계 사이의 간극은, 이 작품을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모틀리는 작가 후기에서 “취약하다는 것,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설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 2015년 미국 오클랜드에서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이 경찰에 의해 성적으로 착취당한 사건이 드러났고, 다수의 경찰관이 연루된 대형 스캔들로 확산되었다.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는 이 사건을 바탕으로, 제도와 권력이 어떻게 가장 취약한 존재를 이용하고 침묵시키는지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한다. 작가는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의 아픈 진실을 시적인 문장으로 정교하게 엮어내며, 우리 시대가 마주해야 할 사회적 민감성을 날카롭게 일깨운다.
릴라 모틀리는 이 작품을 열일곱 살에 집필했고, 스무 살에 출간했다. 이 데뷔작은 부커상 롱리스트 최연소 후보에 오르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오프라 북클럽 선정 도서로도 화제를 모았다. 어린 나이에 포착해 낸 비정한 도시는 놀라울 만큼 잔혹하고, 동시에 놀라울 만큼 정확하다.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는 묻는다. 사회 안전망이 완전히 붕괴된 세계에서, 한 소녀는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질문을 외면할 수 있는가. 이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구조를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내는, 뜨겁고도 불편한 기록이다.

저자소개

릴라 모틀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2년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릴라 모틀리는 16세에 오클랜드 청소년 시인상 수상자로 지명되었고 <뉴욕 타임스>에 그 시가 실렸다. 16세 때부터 쓰기 시작해 2022년 출간한 데뷔작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와 오프라 북클럽 선정도서가 되며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역대 최연소 부커상 후보작 선정이라는 영광과 함께 아마존, 타임, 뉴요커 등 수많은 매체들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람다 문학상, 펜/헤밍웨이 문학상, 허스턴/라이트 유산 상, 펜오클랜드/조세핀 마일스 문학상 등 수많은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2025년 발표한 두 번째 소설 『The Girls Who Grew Big』 역시 아마존 올해의 소설로 선정되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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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마크 피셔의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루이즈 페니의 『집으로 가는 먼 길』, 『빛이 드는 법』, 레이먼드 챈들러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G. K. 체스터튼의 『못생긴 것들에 대한 옹호』와 『방해하지 마시오』, 『낫씽맨』, 『여자가 쓴 괴물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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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마커스는 내 주변에서 이 아파트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사이 거기 누워 자고 있다. 우리는 있는 걸로 근근이 버티고 있고 집세는 두 달치쯤 밀렸고 마커스는 수입이 전혀 없다. 나는 주류 가게에서 교대 근무를 구걸하고 있고 찬장에 크래커가 얼마나 남았는지 세고 있다. 우린 지갑조차 없고 마커스를, 그의 혼절한 얼굴을 보면서 나는 이번에는 헤치고 나올 수 없을 것을 안다, 우리 세계가 산산이 부서졌었던, 엄마가 있던 자리에 빈 사진틀만 남은 지난번처럼은.


“일자리를 찾고 있어요.”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왼쪽 귀에서 조잡한 귀걸이가 반짝거린다. “원한다면 네 지원서를 사장한테 넘길 수 있지. 사장은 항상 더 예쁜 여자애들을 찾으니까. (중략) 네 이름하고 전화번호를 줄 수도 있겠지.” 그는 카운터 뒤에서 펜과 포스트잇을 쥐고 몸을 구부려 받아쓸 준비를 한다. “몇 살이지, 자기야?”
나는 그 호칭에 움찔한다. “열일곱이요.”
그는 몸을 펴고, 살짝 찌푸린 표정이 마침내 얼굴 전체에 번진다. “우린 열여덟 아래는 고용할 수 없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린 문으로 빛이 들어오는 곳을 향해 몸을 돌린다. 열여덟이 돼 봤자 얻는 건 투표권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투표 따위보다 얻을 게 더 있는 게 분명해졌고 내 생일이 조금 더 빨리 오면 좋겠다.


평소에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밤이 모든 걸 물들이는 방식에는 믿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사후세계나 천국, 그런 헛소리를 믿는 건 아니고. 그건 그저 우리가 죽음을 좀 더 기꺼이 느끼게 할 따름이고, 나는 사실 애초에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다. 그저 별들이 줄을 서서 또 다른 세계로 느릿느릿 따라갈 뿐이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세계일 필요는 없다, 그런 건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그곳이 좀 다를 거라 생각한다. 거기선 사람들이 좀 다르게 걷는다든가. 노래로 말을 한다든가. 어쩌면 모두 얼굴이 같거나 얼굴이 아예 없을지도 모른다. 하늘을 바라볼 시간이 충분할 때면, 나는 내가 운 좋게도 그 무언가를 얼핏 볼지도 모른다고 상상한다. 하지만 항상 이 행성에 끌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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