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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9119337860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5-09-05
책 소개
영혼까지 배부른, ‘한국인의 소울 푸드’ 이야기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18가지 음식들!
어쩌다 우리 식탁에 올라왔을까?
앞으로 어떻게 세계로 뻗어 나갈까?
‘K-푸드’가 세계인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해외 유튜버들이 앞다투어 한국 라면 리뷰 영상을 올리고,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밥을 사재기하지 말라는 호소문이 올라오기도 한다. 2021년에는 ‘먹방(mukbang)’과 ‘치맥(chimaek)’이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우리 음식의 고유한 맛과 향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은 어떤 경로를 거쳐 ‘한국 음식’이 된 걸까? 잔칫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잡채부터 살펴보자. 잡채는 조선 시대부터 만들어 먹던 음식이지만, 당시에는 당면을 넣지 않았다. 채소, 버섯, 고기, 해산물 등 온갖 재료를 모아 넣고 양념해 볶은 요리였다. 그러다 19세기 말 당면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잡채의 운명이 뒤바뀐다. 6·25전쟁 이후 가난하던 시절, 저렴한 당면 잡채를 넉넉히 만들어 나눠 먹으면서부터 당면은 잡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료가 되었다. 이제는 심지어 당면 없는 만두나 순대를 떠올리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이처럼 음식은 늘 그것을 먹는 사람들의 삶과 긴밀히 맞닿아 있으며, 나아가 그 자체로 문화가 된다. 다양한 재료와 음식이 국경을 넘나들며 현지의 전통과 만나 새로운 유행을 꽃피운다. ‘글 쓰는 셰프’ 박찬일의 신작 『교양 한 그릇』에는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한국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요리를 배우고, 다시 요리와 글쓰기를 오랫동안 갈고 닦아 온 저자의 특이한 이력을 반영하듯 다채롭고도 풍성한 식탁이다.
전통과 유행이 만나 펼쳐 내는 맛깔나는 이야기들을 한입에!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입맛 맞춤 교양 식단이 왔다
이 책은 크게 세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오늘 급식 메뉴는 뭐예요?’에는 한때 낯설었지만 이제는 학교급식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인기 음식들을 담았다. 본디 고급 요리로 취급받던 ‘경양식’의 대중화나 미국의 밀가루 지원에 힘입은 짜장면의 한국화는 그 자체로 우리 근대사의 중요한 장면이다. 한편 떡볶이와 MSG(인공 조미료의 일종)의 복잡한 관계는 음식을 단순히 맛이나 영양 섭취 차원에서만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탈리아 국수’라는 것 외에는 잘 모르고 먹던 파스타의 긴 역사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책을 덮은 뒤에는 파스타와 스파게티의 차이도 구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부: 아, 출출해 간식 먹어야지’에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다이어트의 적들을 고루 담았다. 초콜릿이 ‘사랑의 묘약’이 된 데에 과학적 근거도 있을까? 김밥은 어떻게 글로벌 음식으로 발돋움하게 된 걸까? 세계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어디일까? 책을 읽다 보면 맛있는 디저트들에 관한 자연스러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스크림 성분표를 보고 원하는 맛을 골라내는 방법이나 해외에서 ‘하드’를 시킬 때 주의해야 할 점도 배울 수 있다.
‘3부: 주말인데 뭘 먹을까?’에서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들을 다룬다. 예컨대 ‘K-치킨’의 발전은 국민 영양 개선을 위한 정부 주도의 육계 품종 도입과 식용유 대량 공급 덕에 가능했다. 미국 남부 흑인 노예들이 주인이 먹다 남긴 자투리 조각을 가지고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던 원조 치킨의 역사와 흥미로운 대비를 이룬다. 한편 삼겹살에 얽힌 일화도 눈길을 잡아끈다. 우리 조상들이 돼지고기를 많이 먹지 않았던 이유, 우리가 오늘날 삼겹살을 즐겨 먹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면 책을 꼭 읽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맛있는 음식들의 더 맛있는 사연이 가득 담겨 있다. 입맛을 돋우는 삽화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맥락을 보여 주는 사진 자료들도 풍부하게 한 상에 차렸다. 저자의 실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에피소드는 덤이다. 예컨대 재일교포들에 의해 현지화된 ‘일본 냉면’을 소개할 때에도 저자의 인터뷰 경험을 곁들인 덕에, 더욱 실감나게 ‘음식 문화 기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박찬일이 준비한, 익숙한 음식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7종의 특별 레시피도 부록으로 곁들였다.
목차
들어가며
1부 | 오늘 급식 메뉴는 뭐예요?
MENU 1 이렇게 ‘빠삭’한 건 반칙이지! _돈가스
MENU 2 ‘이것’ 없으면 어쩔 뻔? _잡채
MENU 3 오늘도 내일도 당긴다 _떡볶이
MENU 4 월드와이드 _짜장
MENU 5 면발처럼 긴 역사 _파스타
MENU 6 호불호의 만남 _카레
2부 | 아, 출출해 간식 먹어야지
MENU 7 우리 빵지순례 갈래? _빵
MENU 8 더위까지 사르르 녹이는 _아이스크림
MENU 9 속 끓는 비밀이 있다면 _라면
MENU 10 참깨빵 사이에 문화를 담다 _햄버거
MENU 11 달콤 쌉싸름한 한 조각 _초콜릿
MENU 12 김과 밥 사이에 숨은 이야기 _김밥
3부 | 주말인데 뭘 먹을까?
MENU 13 ‘치느님’은 언제나 옳다 _치킨
MENU 14 굽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냐 _스테이크
MENU 15 사시사철 각양각색 _냉면
MENU 16 한국인의 최애, 불판 위의 슈퍼스타 _삼겹살
MENU 17 다양한 맛, 하나도 빼지 마라! _마라샹궈
MENU 18 나눠 먹어서 즐거운 _피자
부록 | 박찬일의 조금 특별한 레시피
● 고소하고 부드러운 _간장크림떡볶이
● 이탈리아의 맛! _로제 매운 아마트리치아나 리가토니
● 바르면 더 맛있다! _대파연어스프레드
● 냉장고 속 ○○만 더하면? _참치비빔면
● 한입에 쏙! _에어프라이어 순살 치킨
● 세 가지 맛을 한번에! _삼겹살짬뽕라면
● 간단하게 즐기는 대륙의 풍미! _마라파스타
저자소개
책속에서
음식을 단순히 칼로리와 영양 섭취의 시각으로만 보는 건 과거의 일이에요. 이제 음식의 역할은 사람들 간의 상호 관계, 서로 나누는 감정의 매개체로 확장되었습니다. 나아가 음식을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열쇠로 보기도 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먹방과 쿡방의 유행에서 보듯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오락의 한 축도 담당하고 있지요. 여러분들도 이 책을 통해 장차 더 즐겁고 행복한 식생활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는 동안 식탁 바깥의 여러 수고들도 잠깐 헤아려 보는 건 어떨까요? 농민과 어민, 식품을 가공하고 유통하는 사람들과 요리사들까지…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한 그릇의 음식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고가 배어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다 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 주는 음식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들어가며)
대중들이 돈가스를 알게 된 것은 일본을 통해서였습니다. 일본은 원래 7세기 덴무 천황 때부터 육식이 금지됐어요. 농사가 나라 경제의 기반이었기에 농사에 쓰이는 소를 잡지 못하게 하는 조치였죠. 이 당시 일본은 불교 국가여서 살생을 엄격히 금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당시 일본인들은 서양인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까닭이 커다란 덩치 때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체격의 차이는 물론 식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고요. 그때까지 일본인들의 주식은 생선과 채소였는데, 서양인처럼 체구를 크게 키우자며 나라에서 육식을 장려하기 시작한 겁니다. 마침내 1872년 육식 금지령이 폐지됐어요. 무려 1,200여 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1장: 이렇게 ‘빠삭’한 건 반칙이지! - 돈가스)
흔히 MSG(글루탐산나트륨)로 불리는 인공 조미료를 떡볶이에 넣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로 벌써 반세기를 넘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MSG가 비싸서 많이 넣을 수 없었지만, 1990년대 들어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첨가량이 점점 늘었습니다. MSG는 어떤 음식에 넣어도 맛을 더해 주는 ‘마법의 가루’로 잘 알려져 있죠. 그럼 MSG의 보급에 따라 떡볶이의 인기는 고공 행진 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떡볶이의 인기는 MSG 때문에 주춤했어요. 천연 조미료와 달리 (화학적으로 만들어 낸) MSG는 몸에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고, 떡볶이도 덩달아 ‘불량 식품’으로 취급되었죠. 한때는 학교 앞 떡볶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어요.
(3장: 오늘도 내일도 당긴다 - 떡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