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091
· 쪽수 : 140쪽
책 소개
목차
1부 숯의 영혼
나팔꽃
김치전
봄이 와서
마이크로 병원
술병과 숯
쉿
감은 눈
그늘 무늬
해바라기
밤눈
무등이왓
고택에서
우리 시대의 시
DMZ
0416
현대사
국화꽃 한 송이 올리다
2부 서쪽에 쓰는 편지
오래
물오리
분꽃
처가에서
장모
아내의 잠꼬대
산수유
무릎 속의 연못
자갈밭 둥지
여수
봄날
오늘의 강연
가을 동화
배꼽 무렵
만다라 꽃
먼 나라
사월
먼 곳
3부 발목만 남은 눈사람
떠난 사람
가을밤
첫눈
그대 떠나고
겨울밤
서쪽
빈집
가시나무
가정
사람은
망초
달팽이
캉캉
어두워지는 거실
고비를 건너는 여자
빛이 타고 있다
지도에 없는 날
배롱나무
4부 나는 영원히 시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하루 문답
한낮
걷는 사람
나는
장미
눈을 위한 자장가
시인
패랭이꽃 아래
눈 속의 발레
청석암 가는 길
명주잠자리
산속의 배
시실리
시를 찾아서
혹시나 해서 말인데
겨울 화형식
동행
해설
절망과 함께 걷기
—남승원(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청주 공단 화학 공장 앞 도로 따라
노조 플래카드들이 어깨 걸고
시위 중이다
갓길 걸으며 풀들도 꽃들도
푸른색 노란색 빨간색 리본 두르고
시위 중이고
벚나무 살구나무 이팝나무
손마다 하얀 피켓 들고 구호 외치며
시위 중인데
나중일 씨, 독한 화학약품 냄새에 절어
간장 속의 게처럼
오늘도 찍소리 한번 못 하고
―「봄이 와서」 전문
내가 벌겋게 익은 살을 씹는 동안
누나는 자기 안의 질긴 슬픔을 씹고 씹었다
잠시 후, 그 뜨겁던 불판도 서늘히 식고
숯에서 검정이 다 빠져나갔다
그때 난 알았다 검정이 숯의 영혼이었음을
누난 아직 불붙은 한 덩이 숯임을
―「술병과 숯」 부분
시청광장에서 처형된 사형수다
그녀의 눈동자에 고인 12월의 밤하늘이고
목에 걸린 인조 목걸이다
육교 계단에서 추위에 떠는 고아들
녹슨 빗속을 최면 상태로 걸어가는 부랑자들이고
젖은 불빛이다
낫들이 활보하는 도시
거리엔 웃음 없는 무녀의 피가 떠돌고, 우리의 얼굴은
죽음이 화인(火印)으로 남긴 검은 판화들
잠들면 종이가 자객처럼 내 눈을 베는 소리 들리고
고열과 오한 사이에서 나의 펜은
눈물을 앓는 새
―「우리 시대의 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