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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206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3-12-20
책 소개
목차
1부 당신이 내 처음이야
아오리
비
복숭아
지각
등
걷는 연습
세탁기 소리 듣는 밤
백행
나를 관찰하는 장미
산책
호수 만들기
무성인
ㅍㅍㅍ
2부 생일이 적힌 종이
홀
토토
포도
사전
2011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
묘지에서
옷장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망종
밤의 공터
징조
3부 서로의 온몸을 파먹으며
전단지
잠
피크닉
빈집
하지
저녁의 눈빛
좋은 사람
부고
이름 늦음
김오순전
물결무늬
4부 어디선가 폭죽 터뜨리는 소리
폐업
아이와 어른
놀이공원
두 귀는 조금 떨어져
밀밭의 연인
빗소리
그런 날
등
일일
울며 살아난
물속에 빠뜨리면 투명해진다
해설
불안한 사랑에서 불안을 위한 사랑으로
—양재훈(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아오리처럼 젊었다 얼마나 흰지 모르는 채 단단한 연두로 살았다 반으로 갈랐을 때 우리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 안에 나는 하얗게 질려 있었고 하나 안에 너는 까만 씨를 물고 있었다 우리는 모르는 척 서로를 나누어 가졌다 사이좋게 양손에 쥐고 언덕으로 달리고 달렸다 서로의 머리 위에 꼭지가 자라나는 것을 바라보면서 뒤통수도 없이 아무 말 없이 돌아선 연두들이 머리를 짓찧으며 굴러오고 있었다
―「아오리」 전문
그러다 세탁기 앞에 까치발을 들고 더러운 양말을 꺼내 신는 아이가 떠오르고 스무 켤레도 넘는 새 양말을 머리맡에 두고 나간 사람도 툭 생각난다
죄책감에 사 온 그 양말들이 어둑어둑 모여 한밤중 경쾌하게 돌아가면 누군가 돌아오는 소리 들은 듯 평온해지고
세탁기 초인종 울리면 주인 목소리를 알아챈 강아지처럼 한달음에 달려가 베란다에 솟아오른 꽃향기를 들이마시곤 했다
―「세탁기 소리 듣는 밤」 부분
매일 살기 위해서
매일 호수를 만드는
매일 걷기 위해서
매일 호수를 짓는다
호수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
호수에서 나오지 않기 위해서
호수를 만든다
호수를 지운다
호수를 완성한다
―「호수 만들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