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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350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4-03-27
책 소개
목차
1부 우는 사람 옆에 우는 사람
귀
고라니가 우는 저녁
사라진 심장
옥수수밭의 물고기
완벽한 계절
목련
안녕 하셉
억새들
오빠들이 좋아 산동입니다
독거노인이 사는 집
알람
꿈
당신이 다시 벚나무로 태어나
꽁치 통조림
2부 데스 매치
눈사람
불편
복지과 가는 길
나비
사랑
데스 매치
개 새끼 한 마리 오천 원
재래식 무기
맛집 옆집
묵념
그 동네 가로수 길
반구대 암각화
검게 타 버린 생각들
곡소리
3부 유리창에 적힌 글자
향토 예비군의 노래
수의
동백 아가씨
김우순
무중력 도시
좀비
신문
베트남 쌀국수
그 섬에는
문득 정동진
두 번째 구두
한 장의 사진
흰죽
4부 서러운 마음은 죽어도 펄펄 눈을 뜨고 있다
살구꽃이 피었다구
꽃이 핀다는 것
멸치는 힘이 세다
신부의 아버지
가오치
타이어 아웃
폭염
우리나라 만세
봄밤도서관
아내
저녁이 온다
첫눈
해설
모든 생성을 긍정하는 사유의 진경
—김재홍(시인·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이 죽어도 얼마 동안, 귀는 싱싱한 이파리처럼 살아 있다고 한다. 심장도 멎고 팔다리도 고무처럼 축 늘어졌는데 듣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눈도 뜨지 못하고 입술은 또 거멓게 변해 가는데 신기하게 살아 있다고 한다. 친구들 발자국 소리? 엄마가 부르는 소리? 무슨 소리가 귓바퀴를 타고 흘러들기를 기다리는 건지, 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것인지, 모든 불이 꺼지고 칠흑 같은 어둠만 깃들어 차갑게 숨이 식어 가는 빈집에서 귀는 끝내 고집을 부리며 저 홀로 남아 도둑고양이처럼 세상을 엿듣고 있다고 한다.
―「귀」 전문
울음은 먼 곳까지 잘 들리는 환한 문장
지붕에 부뚜막에 창고에 잠든
슬픔의 정령이 일제히 깨어나는 저녁
나는 안다 마당의 개도 목련도
뚝 울음을 그치고
달도 구름 뒤에 숨는 오늘 같은 날엔
귀먹은 뒷집 노인도
한쪽 손으로 울음을 틀어막고
저녁을 먹는다는 것을
―「고라니가 우는 저녁」 부분
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라는 시를 쓴 미얀마의 한 시인이
무장 군인에게 끌려간 다음 날,
장기가 모두 적출되고 심장이 사라진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느 컴컴한 건물에 심장을 남겨 두고
정육점에 걸린 고깃덩어리처럼
거죽만 헐렁헐렁 남은 몸이 돌아왔다
심장이 사라진 몸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뉴스에선 말해 주지 않았다
―「사라진 심장」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