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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6026534
· 쪽수 : 269쪽
· 출판일 : 2006-11-07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제15회 전태일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내면서
소설 부문
당선작 - 최용탁, '단풍 열 끗'
우수작 - 김개똥, '요리사'
우수작 - 허기, '백명암(百明庵)'
추천작 - 변정희, '아이들의 밥상은 누가 차리지?'
추천작 - 정미가엘, '우리들의 공동생활기'
시 부문
당선작 - 이명윤, '수화기 속의 여자' 외 6편
우수작 - 김양진, '뒷간 천정에 목을 맨 그는' 외 3편
우수작 - 송기역, '트랙터 순례자들의 노래' 외 2편
우수작 - 유현아. '어머니의 청계천 2' 외 3편
추천작 - 김서하, '안경다리를 지나' 외 3편
추천작 - 박정민, '출항의 깃발' 외 2편
추천작 - 최규화, '무엇이 폭력이냐' 외 2편
생활.기록문 부문
당선작 - 최영미,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외 1편
우수작 - 김만년, '연어'
우수작 - 서분숙, '현대차 노동자들, 참교육의 선봉에 서다'
심사평
소설 부문 - 잘 만들어진 소품을 만나는 기쁨
시 부문 - 자본주의 시대에 필요한 전태일 정신
생활.기록문 부문 - 삶을 이겨 내는 사람들이 쓴 이야기들
전태일문학상 제정 취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단풍 열 끗' 중에서
- 최용탁
시골 마을의 열기로 따지면 대통령 선거보다 국회의원 선거가 더하고 국회의원 선거보다 면의원 선거가 더한데, 두말할 것 없이 작은 규모일수록 서로 얽히고설켜 뒷간에 휴지를 걸어 놓았는지 신문지를 잘라 놓았는지 속내를 아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 조합장 선거는 열기가 지나쳐 마을과 마을을 갈라놓고 노장과 청장을 나누더니 민주 대 반민주가 어쩌고저쩌고하는 웃자 하면 밸이 꼬이고 따지자 하면 웃음만 나오는 허튼수작들로 빠져 들고 있었다.
수화기 속의 여자
- 이명윤
어디서 잘라야 할지 난감합니다. 두부처럼 쉽게 자를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어딘지 서툰 당신의 말, 옛 동네 어귀를 거닐던 온순한 초식동물 냄새가 나요. 내가 우수고객이라서 당신은 전화를 건다지만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우수고객이었다가 수화기를 놓는 순간 아닌. 우린 서로에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선생님, 듣고 계세요?"
"......네."
"이번 보험 상품으로 말씀드리면요."
나와 처음 통화하는 당신은 그날 고개 숙이던 면접생이거나 언젠가 식당에서 혼이 나던 종업원이거나 취업신문을 열심히 뒤적이던 누이. 당신은 열심히 전화를 걸고 나는 열심히 전화를 끊어야겠지요. 어떡하면 가장 안전하게, 서로가 힘 빠지지 않게 전화를 끊을 수 있을까요? 눈만 뜨면 하루에게 쉼 없이 전화를 걸어야 하는 당신. 죄송합니다. 지금 저 역시 좀처럼 대답 없는 세상과 통화 중입니다. 뚜뚜뚜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