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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 속의 여자

수화기 속의 여자

이명윤 (지은이)
삶창(삶이보이는창)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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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 속의 여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수화기 속의 여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492630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08-09-30

책 소개

2006년 시 '수화기 속의 여자'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이명윤의 첫 번째 시집.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소외와 분열의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을 섬뜩하리만치 섬세하게 드러내며, '비판'보다는 '긍정', 도시적 일상보다는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모색을 그리고 있다.

목차

5_ 시인의 말

1부 돌 하나를 집어 드니
13_ 돌 하나를 집어 드니
14_ 손맛
16_ 변소를 화장실로 부르기 시작했을 때
18_ 고둥
20_ 능숙한 수리공
22_ 라디오 여왕
24_ 방아쇠를 당긴 여자
25_ 가슴이 쿵쿵거리는 까닭
26_ 즐거운 감옥
28_ 장마
30_ 동백
31_ 웃음은 모음이 맞네
32_ 夢돌
34_ 오래된 책
36_ 나 혹은 낯선
38_ 폭설

2부 맛있다!
43_ 오아시스 그녀
46_ 화살표를 따라 걸어요
48_ 벌초
50_ 내 몸
51_ 개펄
52_ 얼음을 깨물다
54_ 나무의 이사
56_ 운수 좋은 날
58_ 맛있다!
60_ 발
62_ 항아리
64_ 달집이 탄다, 숙아
66_ 지게
68_ 평화시장 뒷골목에 비가 내린다

3부 수화기 속의 여자
73_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76_ 꽃게여자
78_ 민방위 대원 김길덕 씨
80_ 부탁해, 라는 구름
82_ 풀 1
84_ 눈치
86_ 서바이벌 게임
88_ 홍합
90_ 타래난초
92_ 수화기 속의 여자
94_ 일용직 정씨의 봄
96_ 항남우짜
98_ 동화 속 잘려나간 페이지
100_ 충무교 위의 여자
102_ 날아라 가오리
104_ 가을을 보내는 법

4부 그 동네 신발들은 공손하지 않다
109_ 수인번호
110_ 불안
112_ 적색경보
114_ 지루한 식사
116_ 위험한 골목
118_ 번지점프
120_ 풀 2
122_ 장승
124_ 악수의 추억
126_ 팽팽히 돌던 일상이 깨어지다
128_ 안녕, 치킨
130_ 방울토마토
132_ 벽
134_ 숲이 베어지고 없는 날에 새는 어느 가지 위에서 우는가
136_ 그 동네 신발들은 공손하지 않다

140_ 해설 날아라 가오리 | 고봉준

저자소개

이명윤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2006년 전태일문학상을 받고, 2007년 계간지 《시안》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을 냈다.
펼치기

책속에서

날아라 가오리

자갈치역 지하도 납작 엎드린 등. 쏟아지는 눈길. 껌처럼
달라붙은 저 눈빛을 어디서 보았더라?

며칠 전 어시장 좌판, 큼직한 날개를 펼치고 엎드려 있던
더 할 말 없다는 듯 아랫배에 입을 숨기고 있던 가오리,
버스가 서지 않는 오지의 지명처럼 쓸쓸히 지나쳤던 그때 그
가-오-里,
바람 부는 날 십리를 달고 온 가방을 던져 놓고
팽팽한 연줄에 가오리를 달면
갯바람은 손을 쥐락펴락 둘둘 얼레를 풀고
가오리 한 마리 꼬리를 흔들며 하늘바다를 헤엄쳐 올랐지
하늘은 제 몸에 얼마나 많은 칼날을 숨기고 있었던가
어지럽게 돌다 바닥에 머리를 처박던 가오리

뒤돌아보았을 때 가재미눈을 닮은 생선가게 그 여자
도마 위에 펼쳐진 가오리의 날개를 냉큼 잘라 버렸었지……

지하철 도착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씁쓸히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긴 통로를 숨 가쁘게 달려온 바람, 죽은 듯 엎드린 그의 등에
펄럭, 손을 얹는다


손맛

식당에서 찌개를 먹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
누군가 이십 년 된 손맛이라 일러주었다
끄덕끄덕 주방 아주머니 손을 훔쳐보았다
식당 마루에
세 살 남짓 아이가 걸어가더니 화분의 몽돌을 집어든다
누구 손맛인지 예쁘게 키웠다
매일 기저귀 갈아주고 이불 덮어 주고
먹여 주고 닦아 주고 업어 주고 쓰다듬으며 키웠을
손을 생각해 보는 것인데
몽돌이 떼굴떼굴 구른다
부드러운 저 몽돌은 어느 바닷가
파도의 오래된 손맛이다
후식으로 나온 사과도
비와 바람과 햇빛의 손맛이고
사과나무 돌보던 농부의 손맛이다
손바닥을 펴 본다
손 안의 세상이 미지의 눈으로 꿈틀거린다
길가 벚나무의 수많은 손가락이
꽃눈을 밀어 올리던 맛있는 봄날
전화가 왔다
바빠도 밥은 꼭 챙기 묵그라
수화기에서 나온 어머니 손이 물비늘처럼
나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수화기 속의 여자

어디서 잘라야 할지 난감합니다 두부처럼 쉽게 자를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어딘지 서툰 당신의 말, 옛 동네 어귀를 거닐던 온순한 초식동물 냄새가 나요
내가 우수고객이라서 당신은 전화를 건다지만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우수고객이었다가 수화기를 놓는 순간 아닌
우린 서로에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선생님, 듣고 계세요?’
‘……네’
‘이번 보험 상품으로 말씀드리면요’

나와 처음 통화하는 당신은 그날 고개 숙이던 면접생이거나 언젠가 식당에서 혼이 나던 종업원이거나 취업신문을 열심히 뒤적이던 누이
당신은 열심히 전화를 걸고 나는 열심히 전화를 끊어야겠지요 어떡하면 가장 안전하게, 서로가 힘 빠지지 않게 전화를 끊을 수 있을까요?
눈만 뜨면 하루에게 쉼 없이 전화를 걸어야 하는 당신 죄송합니다
지금 저 역시 좀처럼 대답 없는 세상과 통화 중입니다 뚜뚜뚜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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