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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93412787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24-12-13
책 소개
목차
정선아리랑 | 신생 | 작가 지망 | 최씨가의 우울 | 환상에 대해서 | 경장의 시대 | 벌거숭이산의 하룻밤 | 수화 | 실금 | 뜨거운 소주 | 독가촌 풍경 | 유랑과 정처 | 발괄 | 18년 | 좁은 문 | 끈 | 3·1절 | 해설 「신생(新生)의 암중모색:'박탈'된 존재로 '공거'하기와 문학의 윤리-박태순의 1970~1980년대 초반 작품을 중심으로」
책속에서
『박태순 중단편 소설전집』을 펴내며
박태순은 한국 현대문학사에 자못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무엇보다 그의 소설은 시대와의 고투 없이 쓰인 작품이 없으니, 중단편의 경우, 예컨대 「무너진 극장」에서 「외촌동 연작」으로, 거기서 다시 「3·1절」과 「밤길의 사람들」로 나아가는 계보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월남민의 자식으로 그는 도시 빈 민의 삶을 묘사하는 데 자신의 생 체험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경제 개발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심지어 추방된 또 다른 빈민들의 집단적 형성 과정에도 집요하리만큼 큰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소설을 쓰되 마치 성실한 사관처럼 당대를 생생히 기록하는 것은 물론, 한 걸음 나아가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의 실체를 찾아내기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했다. 이는 1960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독재 정권의 흉탄에 벗을 잃은 자의 순결한 부채 의식에서 비롯했으되, 1970년 전태일의 죽음, 1980년 광주 오월에 대한 부채 의식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당대의 총체적인 현실은 늘 그의 소설의 기점이자 마땅히 가 닿아야 할 과녁이었다.
따라서 그는 소설을 쓰되 골방에서 저만의 우주를 구축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소설은 곧 이야기였는데, 고맙게도 장삼이사 필부필부의 이야기는 사방 천지에 널려 있었다. 그는 발품을 팔아 가며 그런 이야기를 듣는 데 실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국토와 민중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그를 추동했다.
- 간행사中
이 시기 박태순은 대안적 사회로의 전회(轉回)를 촉구하며, 바람직한 ‘신생(新生)’을 꿈꾸었다.
여기서 소설 외적인 것으로의 과감한 전회(轉回)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은 새로운 사회, 즉 ‘신생’을 창출하려 한 박태순의 고투이다. 주지하듯 박정희 정권은 강력한 산업화 드라이브를 통해 중진국으로의 도약을 시도하였으며, 그 결과 우리 사회는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지금까지도 해결이 요원한 여러 문제적 상황들을 양산해 왔다. 박태순은 동시대 이 같은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대안적 사회로의 전회를 촉구하며, 새 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역사적 문제의식을 경유하여 한국 사회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상상된 시민(인민)의 경계 외부에 있는 ‘박탈’된 존재들의 면면에 주목하면서 한국 사회의 발전 과정 중 (비)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온 존재들을 지속적으로 환기하였던 것이다.
-4권 『신생』 해설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