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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923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5-05-16
책 소개
목차
1부 사건의 밑그림
피서
이사
가로세로높이를 가진 메모
스페이스 X
이방인
이방인
물수제비
물의 숨겨진 맛
쿠키의 반
호흡공동체
상상의 동물
게 1
기린
팝업북
소리의 집
다음은 뭘까
2부 가야 할 밤처럼 검은 해바라기가 지천
게 2
묵시록의 기사
가시가 있는 국수
펄
블랙스완
거북이
감기
모던 타임스
돌의 기억
주소
말문
발치
해바라기
3부 보풀처럼 일어나는 기분
QQQ
마린 스노우
호문쿨루스의 겨울
꽃을 든 남자들
착란
틈
휘파람이 부르는
안테나
퀘스트
블랙박스
스펀지
4부 유일하게 물려받을 집
녹색 손
나사의 홈
웨스트월드
그늘들의 초상
전교
투석기의 성
곱슬머리
숨은 숲
공기 커튼
레미콘
돌연히
비스킷을 굽다
생각의 도넛
해설
빈집이라는 세계
—강보원(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폭우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오면
한 방울의 세계가 완성됩니다
물고기 몇 마리가 높게 날고 있는 오후
투명한 유리컵에 물이 가득하면
빈 컵처럼 보이기 마련입니다
(중략)
뜨거운 물을 들이마시고
찬물을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몸에 불이 붙은 사람처럼
물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 「물의 숨겨진 맛」 부분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누가 봐도
살아 있는 것들이 절실하게 살아가고 있어서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한겨울에도 생기를 이어 갈 것만 같은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한 아름의 꺾은 꽃을 안고
말린 꽃이 더 아름다울 것 같지 않냐고
나보다 늙은 내가
절실하게 말했다
살아가는 모든 것과 죽어 가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는,
누가 봐도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거북이」부분
생각 속에서 나는 언제나
언젠가의 나이지만
생각 밖에서 나는
마지막 상자를 기다린다
상자에 잠겨서도
상자 위에 떠 있어도
그게 전부인 나는
어쩌면
그냥 상자
―「모던 타임스」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