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497098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4-06-17
책 소개
목차
모두 미정
나의 돌
제대로 기억하기
내가 이유 없이 박수를 쳐도 같이 따라 칠 사람이 있다는 것이
관찰형 운전수, 하지만 전방 주시도 잊지 않는
싸움 67일째
시점 바꾸기
사랑하는 일
사라져도 괜찮은
킹메이커
작은 버전의 나
혼자 또 같이
형태가 없는 나에게(싸움 153일째/휴전 선언)
어떤 약속 01
어떤 약속 02
무감각과 몰입 사이의 줄타기(프리랜서 적응기)
나가며
추천의 글
저자소개
책속에서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질문을 받을 때에도 나는 시시때때로 바뀌어 실체가 없는 영감을 무어라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대신 단서와 재료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에 놓이면 내가 맞닥뜨린 미션에서 단서를 찾고 그것에 내가 가진 재료를 더하는 방식으로 창작이란 것을 해냈다. 재료는 언제나 기억에서 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이 힘이 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이건 위로처럼 들리기도 한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결코 0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니까.
주차장에 물이 새는지 누군가 받쳐 놓은 우산 통이 여러 개 있었고 주차장 가득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져 아름다웠다. 어떤 통은 가득 찬 물이 아슬아슬 넘실거렸다. 나는 물의 부력에 감탄하며 그 장면을 영상으로 남겼다. 만약 내가 영상을 찍는 동안 물이 넘치면 이번 주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주문을 걸어 봤지만 물은 결국 안 넘쳤다. 나는 이 기억을 잘 보관했다가 언젠가 써먹을 것이다. 물이 영원히 넘치지 않는 쪽으로 혹은 우산 통에 구멍이 뚫린 쪽으로. 아무튼 간에 재밌는 쪽으로 기억하고 바꾸고 더해서 어디에든 잘 써먹을 것이다.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