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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는 절망

희망이라는 절망

정한용 (지은이)
청색종이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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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는 절망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희망이라는 절망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509142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5-04-07

책 소개

정한용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아 여덟 번째 시집 『희망이라는 절망』을 청색종이에서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운문의 형식을 벗어나 독자와 보다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산문시라는 형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목차


꿈에서 시를 쓰다
빠지다
괜찮다
포개어진 세계에서
산수유 꽃그늘 아래
가지가 찢어지다
우린 모두 어딘가에서 왔다
돌아가고 싶은, 돌아갈 수 없는
둥글게 둥글게
안녕, 미자르
소리가 소리를 두드린다
시간 저장소
시간의 얼굴
시간에는 빈틈이 없다


희망이라는 절망
까치집
이후의 빛
선각여래를 만나 뵙고
겨우 전부
붉은 숲
서울의 밤
우리들의 밤을 위하여
키세스 키세스 키세스
눈게야, 너 어디 갔니?
우리는 사람이 아니다
무지개 너머로
어쩌면 신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좀비들


툭, 잎이 지고
예순네 개의 손
꾀꼬리
머리카락이 뭐라카는지
물은 혼자서도 길을 찾아간다
알 수도 있는 사람
푸른 여권
땅끝에서 보낸 날들
로드킬 S/Z
누구시던가?
선인장꽃
봄의 전언
송홧가루
귀소(歸巢)


분갈이를 하며
꽃 따기
둥근잎유홍초
풀과 벌레
방아쇠를 당기며
왼쪽으로 넘어지다
엔딩 송
내가 누운 곳
방풍나물을 먹으며
그림자 지우기
사랑의 무게
언젠가 우리 다시
비록 먼지가 된다 해도
우수아이아

작가 노트
113 산문시집을 엮으며

저자소개

정한용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과 1985년 <시운동>에 시 발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얼굴 없는 사람과의 약속』(1990), 『슬픈 산타 페』(1994), 『나나 이야기』(1999), 『흰 꽃』(2006), 『유령들』(2011), 『거짓말의 탄생』(2015), 『천 년 동안 내리는 비』(2021), 『희망이라는 절망』(2025) 등을 냈다. 평론집으로 『지옥에 대한 두 개의 보고서』(1995), 『울림과 들림』(2006) 등, 문학론/산문집으로 『초월의 시학』(2022), 『따로/같이』(2023) 등을 냈다. 영어 번역 시선집 『How to Make a Mink Coat』(2015), 『Children of Fire』(2020)와, 스페인어 번역 시선집 『Registros de la experiencia humana』(2024)을 냈다. 미국 아이오와와 콜로라도, 독일 쇠핑엔, 아이슬란드 라가바튼 등에서 레지던스 작가로 활동했으며, 시 작품이 미국, 영국, 호주, 아일랜드, 일본, 캐나다, 보스니아, 마케도니아, 시리아, 스페인, 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현지어로 번역 발표되었다. ‘천상병시문학상’과 ‘시와시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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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희망이 싸졌다. 십여 년 전부터 공급이 넘치기 시작하더니 가격이 폭락했다. 백화점 명품코너에서 VIP 고객에게만 밀거래하듯 판 적도 있었는데, 이젠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했다. 들리는 말로는 희망을 생산하던 지식 엘리트들의 담합이 깨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방송에 나와 떠드는 자칭 전문가에 의하면 원래 효과가 미미한 것이었는데 드디어 소비자들에게 그 정체가 들통났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우리처럼 평생 희망이란 걸 사본 적 없는 보통 사람들이야 값이 오르든 내리든 상관이 없지만, 나는 어제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을 겪었다. 그리스 여행을 다녀온 소평 씨가 선물이라고 준 상자를 열어보니, 거기에 상한 희망이 한 봉지 들어 있었다. 아마도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비행기로 오는 도중 탈이 난 듯했다. 준 이도 몰랐지 싶다. 속이 무르고 색깔이 변했는데, 우리나라 썩은 희망과 비슷해 보였다. 그냥 버려야 하나, 준 이를 생각해 잠시라도 보관해야 하나, 걱정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 희망이 조금씩 조금씩 절망으로 변질돼 갔다. 세상 썩는 냄새가 고약했다.

― 「희망이라는 절망」


엊그제 밤엔 꿈꾸면서 울었다. 잠에서 깨었을 때 정말로 두 눈에 눈물이 흥건했다. 얼마나 울었던지 이불이 다 젖고 침대가 홍수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엉엉 울었던 것 같은데, 잠꼬대 소리를 내진 않았나 보다. 그러니까 그 슬픔은 나만의 비밀로 숨겨도 될 터이지만, 좀 아까운 생각이 들어 공개하는 바이다. 그렇게 슬펐던 이유는, 내가 쓴 시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엉엉 울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울어서 나도 따라 울었다. 아주 슬픈, 딱 여섯 줄짜리 시였다. 첫 행을 읽을 때 사람들이 경직되더니, 두 번째 행을 읽을 때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세 번째 행을 읽자 오열하기 시작했고, 네 번째 행을 읽을 땐 통곡했다. 다섯째 행을 읽었을 땐 산천초목이 부르르 떨었고, 마지막 행에 이르러서는 온 세상이 눈물로 해일을 이루었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잠에서 깨어 그 시구를 아무리 생각해 내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겨우 여섯 줄인데, 세상을 뒤집어 놓을 걸작인데,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이 분명한데, 발표하기만 하면 노벨상쯤은 따 놓은 당상일 텐데, 그게 생각나지 않았다. 그게 슬퍼서 다시 잠 못 이루고 엉엉 울었다.

― 「꿈에서 시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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