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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3591208
· 쪽수 : 888쪽
· 출판일 : 2024-09-24
책 소개
목차
Ep.10 지키는 이들의 마음
Ep.11 진격하는 마음
Ep.12 두억시니의 마음
4부
Ep.13 무너지는 마음
Ep.14 모두의 마음
Ep.15 하나의 마음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의 눈은 세상을 다 보지만 오직 자기 자신만은 볼 수 없다. 그것이 모든 사람의 맹점이다.”
“…….”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은 보이지 않아.”
“…….”
“수호, 그러니 만약 네가 네 마음에서 어둠을 보았다면,”
마호라가는 잠시 말을 끊었다.
“그 어둠은 네가 아니다.”
“…….”
수호는 입을 다물고 마호라가의 붉은 눈을 보았다.
새벽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그 태양에 물든 노을처럼, 새빨갛게 빛을 발한다. 격렬하게 타는 마음의 불길이 눈동자라는 이름의 창을 비춰주고 있는 듯하다.
눈부시리만치 아름답다.
이처럼 찬연하게 아름다운 것을 이전에 본 적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수호, 너는 결과가 아니야.”
‘아아, 또 이해할 수 없는 소리.’
“사람은 제 삶을 인과로 엮으려고 해. 안 그러면 이 엉망진창인 삶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몰라, 그런 것…….’
“내가 무엇 때문에 이 모양이 되었는지 이해하고 싶어서, 계속, 계속 이유를 찾는다.”
‘무슨 소리야……?’
“아마도 누구에게 미움받아서, 괴롭힘당해서, 누가 나한테 나쁜 짓을 해서, 누가 내 것을 빼앗아서 이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 삶에는 인과도 없고 맥락도 없어. 우리의 존재는 우연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인과가 있다면 네가 시작이다. 지금 네가 네 앞날의 이유며, 원인이며, 처음이다.”
마호라가의 목소리가 멀어져갔다.
“네가 처음이다, 수호. 부디…… 끊어내라.”
죽음을 동경하는 사람은 실은 정말로 죽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명이 온전히 자기 것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신의 생명 전체를 자기 것으로 하고, 그 삶을 전부 통제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저변에는 다른 소망이 있다.
그 반대의 소망,
문득 수호의 마음속에 영상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