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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세계문화
· ISBN : 9791193598047
· 쪽수 : 84쪽
· 출판일 : 2024-12-24
책 소개
목차
1.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거짓말쟁이 소년의 여행
2. 거짓말쟁이 소년이 궁금해요.
3. 그림 속 장소가 궁금해요.
4. 이응노 화백이 궁금해요.
5. 이응노 화백을 기리는 공간들
리뷰
책속에서
화가는 화창한 햇볕을 사랑했어. 비 오는 날은 늘 우울했지.
며칠째 내리는 비를 보고 투덜대다가 모자를 썼어. 맛있는 빵을 먹으면 기분이 조금 좋아질 것 같았거든. 집을 나서려 문을 여는데 바람이 훅 불어왔어. 모자가 멀리멀리 날아가 잿빛 구름 속으로 사라졌지.
아끼는 모자인데! 화가가 한숨을 쉬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어.
“여행 가려고?”
빨간 비단옷을 입은 자그마한 소년이 물었어. 아주 옛날 중국 사람이 입었을 것 같은 옷이었지. 놀랍게도 소년은 하늘로 날아간 화가의 모자를 건넸어. 분명 저 멀리 사라진 걸 봤는데 어떻게 소년이 모자를 잡은 건지 알 수 없었지.
“여행은 늘 좋지. 비 오는 날 걷는 건 별로지만.”
화가는 대답했어.
“그렇다면 다시 들어가 의자에 앉기만 하면 돼.”
소년은 화가보다 먼저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어.
화가는 새벽부터 붓을 들고 검푸른 산을 그리고 있었어.
아틀리에 한쪽 구석이 갑자기 환해지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리니 허공에 파란 보석 두 개가 반짝였어. 화가는 깜짝 놀라 눈만 깜박이고 있었지.
그때 마치 붓으로 쓱쓱 그려 내듯이 얼굴, 팔, 몸통, 다리 순서로 소년이 모습을 드러냈어.
파란 보석은 이제 소년의 두 눈 속에서 빛났어.
“그날 왜 말도 없이 사라졌어? 집에는 잘 들어갔고?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들어온 거야?”
화가는 놀랍고 반가운 마음에 질문을 쏟아 냈어.
소년은 화가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 그림 사이를 뛰어다녔어.
“내 여행 이야기를 들어 준 사람은 많았지만, 이렇게 많은 그림을 그려 준 사람은 처음이야.”
화가는 아틀리에 구석구석을 찾아봤지만 소년은 어디에도 없었어.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테이블 위에 펼쳐 둔 그림을 다시 들여다봤어. 분명 산을 그렸는데 갑자기 구불구불한 선이 뱀으로 보였어. 그렇다고 소년의 말을 믿은 건 아니야. ‘황소를 삼킬 만한 커다란 입에 짧은 다리를 가진 뱀이라니!’ 사람들이 왜 소년을 ‘거짓말쟁이’로 불렀는지 알 것 같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