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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615362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09-01
목차
** 시인의 말
1부
버드나무 12
노을 카페 14
툭! 15
우체통을 대하는 방식 16
2022년 봄 17
코끼리 만두 18
습관성 다음 증후군 20
첨과 삭 21
봉선화 연정 22
귀가 가렵다 23
어떤 자화상 24
순행동화 25
단 소금 26
하늘 건조대 27
목어 28
점자식 사랑 29
發光과 發狂 사이 30
2부
코뚜레 34
닭전 기름집 35
용도 변경 36
늦가을 붉은 갓 38
패턴 39
모해모해? 40
낯선 온도 42
탬플스테이 44
빈궁 캣슬 45
풍치 46
詩 47
당신의 근거리 48
그루밍 49
네 이름은 탱고 50
개들의 주소 52
시간 여행자 53
멋으로 마시는 커피 54
3부
부부의 세계 1 58
부부의 세계 2 60
그리운 안테나 62
달의 기록문 63
말랑한 손 64
제초除草 66
퇴행성 베란다 67
모경暮景 68
우주복 69
미생 70
부음 71
리본들의 조문 72
청취 73
연화장蓮華藏 74
저녁의 감정 75
창문의 일과 76
4부
빙의 80
디그레이드degrade 82
오늘 도착 83
12월 24일 84
매미처럼 85
망초亡草 86
응답하라 까마귀 87
웃음에 관한 역설적 고찰 88
오답노트에 관한 기록 89
상생 90
평화공원 91
공생염전 92
어로漁撈 93
벼락 맞은 남자 94
** 해설
생명의 연대와 숙성의 시조 미학┃황치복(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버드나무
무른 나의 몸에서
노래가 자라고 있다
껍질과 껍질 사이를
흐르는 음률들
시리게 계절을 건너면
코끝이 시큰하다
겨우내 온몸 비틀어
빠져나간 박자들이
단단하게 남겨놓은
악보를 찾아와서
물오른 봄날이 되면
삐삐삐 흘릴 것이다
그늘을 즐겨 찾던
하오쯤 사람들이
바람과 몸 비비는
빨래같이 가붓한 날
한 가지 꺾어서 불던
언덕을 춤출 것이다
어떤 자화상
입술이 까맣도록 앞니가 빠져있는
노인의 웃음에서 환희를 보았다
무작정 물들어 있으니 덩달아 환해진다
헐거운 잇몸으로 조음된 언어들이
자꾸만 오므라드는 말허리를 툭툭 찬다
몰라도 알 것만 같은 마음을 오물거린다
처져있는 눈빛과 느슨한 주름살
광대뼈가 괴고 있는 단단한 이력들
짙어서 더 깊어지는 오래된 윤곽의 힘
빈궁 캣슬
나 원 참 이렇게 황당한 일이 있냐 말야
몽롱하게 눈 떠보니 내 모든 걸 털렸지 뭐야 언제는 반려라고 제 인생에 껴 넣더니 나인 것도 나 아닌 것도 아니라니 당황스러워 첫울음을 잘 숨겨야 한다는 걸 몰랐어 마루를 벗어나 집안으로 들어갈 때 순순히 발톱을 접었던 걸 후회해 저들은 스스로 집사라고 하더니만 내 욕망을 거세한 후 넥카라를 채워놓더군 떼어낸 자궁만큼 감정이 가벼워졌어 이젠 제발 친절한 척 그루밍을 멈춰 줘 남은 건 식욕과 알랑거림과 멍한 눈빛
자꾸만 내 등을 노리는 앳된 수컷 좀 치워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