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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653258
· 쪽수 : 243쪽
· 출판일 : 2024-10-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안성수: 문학평론가, 제주대 명예교수)
작가의 말
1장 붉은사슴이 사는 동굴
붉은사슴이 사는 동굴 (2020년 제주일보 신춘문예 등단)
속긋을 긋다 (2020년 우하수필 문학상 최우수상)
수탉, 스머프
해로
풀등
두레박 (한국교육신문 주최 2012 교원수기 공모 금상)
할아버지의 숫돌
비 그림자
곁꾼 (2013년 공무원 문예대전 은상)
밑술과 덧술
2장 그녀가 가만히 팔짱을 낀다. 곁점처럼
돌꽃 (2019년 공무원 문예대전 동상)
풋바심
꽃자리
모살뜸
백구
삼 이웃 ( 2011년 포항문학 신인상)
곁점
동고비
쿠킹 클래스, 올리바
하얀 방 검은 방
3장 자작나무 사이로
모죽 (2020년 우하수필문학상 우수상)
정원을 연주하다
사량지 둘레
앵무조개의 시간
세상에 둘도 없는 보각
슴베와 자루
장독대 (2011년 수필문학 천료)
모둠밥
옛집, 유년의 기억
자작나무 사이로
겨울, 배풍등
4장 맹그로브 숲을, 읽다
빛, 찰나를 담다
돌채를 짓다
나비물
정원사 새의 둥지 가꾸기
방패연
별 내리는 마을의 모노로그
심지
비보호 좌회전
맷돌 호박
맹그로브 숲을 읽다
와디
다른 세상의 달
맺음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릴 때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장했기 때문일까.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서툴렀다. 외톨이가 된 나는 스스로를 가두었다. 때로는 경계를 넘어 내게로 오는 선의의 사람까지 배척했다. 세상 사람들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했고 조금이라도 비켜섰다 싶으면 자책하고 불안해했다. 그럴 때 사진이 내게로 왔다. 사진은 《양철북》의 오스카처럼 제대로 자라지 못한 유년의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동굴 속에 칩거하고 있는 나를 불러내어 더는 슬퍼하지 말라고 토닥여주었다. 오랜 어둠을 뒤로하고 세상 밖으로 한 발짝 내밀던 날의 그 눈부심을 기억하고 있다.
- <붉은사슴이 사는 동굴> 중에서
쉰 문턱을 넘으면서 버팀목이 없는 오이 넝쿨처럼 자라난, 방향을 잃은 채 땅바닥 위에서 뻗어나고 있는 줄기 같은 나를 보았다. 뒤늦게 상담공부에 뛰어들었지만 혼미했다. 흔들리는 날들이 계속되었고 그 갈피에 불쑥불쑥 우울이 끼어들었다. 속긋을 잃은 글씨는 다시 삐뚤빼뚤해졌다.
- <속긋을 긋다> 중에서
홀깨로 훑은 벼처럼 여기저기 흩어진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비에 젖을 때도 많았지만 쏟아지는 비에도 젖지 않은 비 그림자 같은 것이 있어 때때로 위안이 되어주었다. 맑은 눈빛으로 따르는 학교 아이들, 삶에 지칠 때면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던 오랜 벗들과 동료들, 그리고 엄마….
- <비 그림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