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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유럽사 > 중부유럽/북유럽사
· ISBN : 9791193707142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4-02-08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5
제1부 오늘날의 그리스 신화
제1장 왜 신화인가? / 10
현대 자본주의 사회와 신화 / 10
우리 삶 곳곳에서 숨쉬는 그리스 로마 신화 / 15
오늘날 신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 18
제2장 신화의 여러 얼굴 / 21
신화, 과학, 종교 / 21
신화와 S.F. 영화 / 31
신화와 심리학 / 36
제3장 그리스,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의 특징 / 42
그리스, 그리스인 / 42
그리스 신화의 특징 / 47
제2부 그리스 신화 속의 여신과 여성
제4장 들어가기 / 60
제5장 네 세계의 여신 / 66
하늘의 여신: 헤라 / 66
■독립적 여신에서 종속적 여신으로 / 66
■헤라 여신의 귀환 / 71
땅의 여신: 데메테르 / 77
■엘레우시스의 데메테르 비밀 의식 / 78
■또 다른 데메테르 축제, 테즈모포리아 / 84
바다의 여신: 아프로디테 / 87
■다양한 모습의 아프로디테 / 87
■바다의 여신 아프로디테 / 90
지하의 여신: 페르세포네와 헤카테 / 96
■페르세포네 / 96
■오리엔트 지하의 여왕, 에레쉬키갈 / 98
■헤카테 / 102
제6장 그리스 비극 작품 속의 여성 / 107
안티고네 / 107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 107
■소포클레스 안티고네의 역사적 배경 / 111
■수많은 안티고네의 등장 / 113
메디아 / 116
■이아손의 모험과 메디아 / 117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와 그 역사적 배경 / 119
■다양한 메디아 / 124
헬레네 / 128
■트로이의 헬레네와 여신 헬레네 / 128
■에우리피데스의 헬레네 / 134
제7장 경계를 넘나드는 여성 / 139
이오: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사이 / 139
■암소 여인 이오 / 139
■이오의 납치를 보는 새로운 관점 / 144
메두사: 괴물과 여신 사이 / 149
■메두사 / 149
■메두사 이야기 해석 / 153
■시칠리아의 메두사 / 155
아마존: 여성과 남성 사이 / 160
■아마존 / 160
■아마존 이야기 해석 / 165
■고고학 자료에서 보이는 아마존 존재의 가능성 / 167
제3부 신화속 여성들을 중심으로 본 교류: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 우리나라 신화까지
제8장 성모 마리아: 고대 여신과 기독교의 만남 / 170
제9장 버드나무 여신: 헤라에서 유화부인까지 / 182
헤라와 헤카테 여신 / 183
브리지트 여신과 이난나 여신 / 185
아부카허허 / 186
유화부인 / 188
유목민과 버드나무 / 191
제10장 곡물 여신: 데메테르에서 자청비까지 / 193
데메테르 여신과 이시스 여신 / 193
이난나 여신 / 196
유화부인 / 198
자청비와 원강아미 / 199
농경민과 곡물 여신 / 202
제11장 유목민 신화와 농경민 신화의 만남 / 204
키벨레 여신과 서왕모 / 206
제12장 새(鳥) 여신들 / 211
에필로그
나가면서 / 220
누구나 그리스 신화 써보기 / 225
■참고문헌 / 229
■찾아보기 / 235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1부 오늘날의 그리스 신화
제1장 왜 신화인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와 신화
21세기를 사는 오늘날은 세계화와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의 경계가 쉽게 사라져버리는 ‘상상의 공동체’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흔히 21세기를 3F 혹은 4F의 시대라고 한다. 여성적인 것(Female), 감성적인 것(Feeling), 상상적인 것(Fiction), 패션(fashion)이 이 시대를 이끌어갈 대표 코드라는 말이다. 롤프 젠센은 21세기를 꿈의 사회(Dream Society)라고 불렀으며, 다니엘 핑크는 창의성, 감성, 거시적 안목이 중시되는 새로운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다가올 미래 세계는 상상력이 넘치며 여성적이고 감성적이며, 꿈을 자극하는 쪽으로 더욱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오늘날은 참신하고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개인 및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추세의 저변에 신화가 있다. 신화는 까마득한 옛 이야기이면서도, 미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신화에는 긴 세월에 걸쳐 인간들이 상상했던 온갖 신기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신화에 대한 관심은 예로부터 전 세계적 추세이기도 한데, 요즘 우리 사회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신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신화가 유행하면서 신화적인 것들이 자본주의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슬로건이 유행인 요즘, 많은 기업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이나 사건을 자신의 브랜드 명으로 차용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로고로 쓰이는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이다. 고대 세이렌들이 지극히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서 선원들을 꾀었듯이, 치명적일만큼 맛있는 커피로 손님을 끌겠다는 스토리가 담겨져 있을 것이다. 스포츠용품 전문 브랜드 나이키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형상화한 로고를 쓰고 있다. 이 운동용품을 쓰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암시를 담은 것인데, 같은 품질의 운동화라도 나이키 로고가 붙은 것은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 포털사이트 네이버 초기의 광고는 한 인기 여자 연예인이 머리에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었는데, 이는 헤르메스의 모자를 상징한다. 헤르메스 신이 학문과 정보, 소식의 신이었기 때문에 이를 차용한 것이다. 헤르메스 모자는 지금도 이 포털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그리스 신들만 마셨던 음료가 넥타였다고 해서 넥타란 음료수가 나왔고, 그리스 신들만 먹었다는 불사의 음식 암브로시아의 이름에서 암바사라는 음료도 출시되었다. 지금 우리는 단돈 천 원으로 고대 그리스 신들만 먹고 마셨다는 음료수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넥타와 암바사를 제치고, 우리나라 음료수 시장의 1위를 차지한 것은 박카스인데, 박카스 역시 그리스 로마 신의 이름에서 나왔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술의 신이자 음료수의 신은 디오니소스이며, 그의 로마식 이름인 박쿠스에서 나온 것이 박카스인 것이다.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로마식 이름인 비너스는 속옷이나 스타킹 등의 여성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의 또 다른 이름인 디오스라 불리는 가전 브랜드도 있다. 가전제품의 왕이 되어서 많이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 터이다. 그 외 그리스 주요 신들이 살았다는 산 올림포스의 이름을 딴 카메라 등등,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연유된 브랜드들은 잠깐만 일별해도 엄청나게 많다. 21세기 우리의 하루는 그리스의 신화에서 시작하여 신화에서 끝날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하루를 이렇게 정리해볼 수도 있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곡물의 신 데메테르(세레스)의 이름을 딴 시리얼에 디오스 냉장고에 넣어둔 우유를 부어 아침을 대신하고, 비너스 속옷을 받쳐 입고, 헤라 화장품으로 얼굴을 다듬은 다음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올림포스 카메라를 매고 야외에 사진 찍으러 간다. 가다가 목이 마르면 마실 넥타를, 행여 피곤하다 싶으면 마실 박카스도 배낭에 챙겨 넣는다. 지하철역 광고판에서는 명품 다이아몬드를 선전하는 포스터를 본다. 아름다운 한 여성이 손가락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포즈를 취한 것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 반지를 끼면 미의 여신 부럽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오후에 백화점에 들러서 큰맘 먹고 쇼핑을 한다면, 나를 위하여서는 메두사 머리가 로고로 붙어있는 베르사체 백을, 남편을 위하여서는 에르메스(헤르메스) 넥타이를 사고 싶을 지도 모른다.”
이상에서처럼 상품 브랜드에서 그리스 로마 신들과 관련한 이름을 많이 쓰는 것은 일종의 귀족 마케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답고 힘있는 불멸의 고대 신들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할 때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리스 신화는 여러 매체를 통하여 인지도가 이미 높아진 것들이 많기 때문에 고객들이 쉽게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