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3790168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4-06-28
책 소개
목차
제1부
영원의 시간 … 11
눈을 떠 … 37
되돌릴 수 없어 … 62
사랑은 전쟁 … 92
운명대로 … 115
제2부
다른 하늘도 있어 … 129
더 나은 세상 … 145
우리는 여기에 … 159
다시 만날 때까지 … 181
뒤돌아봐 … 197
제3부
다시 이별 … 211
이제 그만 … 239
잃을 게 없는 삶 … 265
빛을 따라가 … 295
우리는 누구일까 … 315
별 안에서 … 340
하나뿐인 선택 … 374
★★★ … 412
감사의 말 … 420
리뷰
책속에서
“소라 리슈코바요.”
“리슈-코-바.” 산티는 첫음절에 강세를 둔 소라의 발음을 따라 하며 묻는다. “철자가 어떻게 돼?”
소라는 철자를 말한 뒤 침울하면서도 자부심이 담긴 투로 덧붙인다.
“여우라는 뜻이에요.”
“그래? 내 이름은 늑대라는 뜻인데.”
소라도 그를 따라 미소 짓는다. 소녀가 바보처럼 씩 웃자 옆자리 소년이 키득거린다. 산티는 가슴이 아프다. 세상은 이 아이들 중 하나를 아직 끝장내지 않았다. 기쁨이 등짝에 목표물처럼 새겨져 있는 저 소녀. 그는 소용없는 줄 알면서도 속으로 기도한다. ‘이대로 늘 무사하길, 소라 리슈코바.’
_ <눈을 떠>에서
에스텔라는 달라졌다. 산티가 죽었을 때 산티의 딸이었던 부분이 같이 죽어버린 걸까. 에스텔라는 점차 산티를 닮은 것도 아니고 소라를 닮은 것도 아닌 새로운 존재가 되어간다. 에스텔라는 산티와 소라가 미친 발명가처럼 자신의 일부를 재료로 써서 만들어 낸 사람이다. 이보다 더 기적적이고 잔인한 일은 없지 않을까. 소라는 에스텔라의 이불을 잘 여며주고 이마에 입을 맞춘다. 상처가 영원히 아물지 않으리라는 걸, 멀쩡히 살아있는 채로 창이 박히게 될 걸 알면서도 대체 가슴에 창이 박혀도 좋다고 언제 동의했을까.
“아빠는 어디 있어요?”
에스텔라가 묻는다.
피를 더 흘려야 할 모양이다.
“아빠는 돌아가셨어.”
“알아요.” 에스텔라는 진지하게 묻는다. “그런데 어디 있는데요?”
_ <되돌릴 수 없어>에서
예상대로 산티는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우리가 동료가 아니었으면 친구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내가 네 상관이 아니라면 그랬겠단 얘기야?” 소라가 힐끗 보니 그가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그래?”
그는 그 질문을 피한다.
“선배는 평행 우주에 관해 이래저래 추측하는 걸 좋아하잖아요. 저는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에 만족해요.”
‘추측이 아니야.’
다른 삶, 다른 자아의 파편들이 너무나 생생해서 때로는 지금의 자아를 완전히 장악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여기보다 나은 우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어?”
_ <다시 만날 때까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