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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802038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04-30
책 소개
목차
첫 시집을 내면서 · 3
제1부 풀잎 사랑
천지의 봄꽃들 · 10
철없던 시절 · 12
오월, 그 바람이여 · 13
우짜마 좋노 · 14
이 땅에서 손잡고 · 16
풀잎 사랑 · 18
익어가는 것 · 19
자화상 · 20
존재하기 연습 · 22
커피 같은 여자 · 24
코로나 19 · 25
꽃다운 날에 · 26
말해야 하나 · 28
사랑만 있다면 · 29
이를 어쩌나 · 30
제2부 커피 같은 그리움도
저혈당 쇼크 · 34
지구가 몸살났다 · 36
커피 같은 그리움도 · 38
풀잎 향기 그리워도 · 39
하루나 이틀 · 40
회상 · 41
기적 · 42
발과 발 사이 · 44
벌을 받누나 · 46
부활 · 48
그리운 고향 · 49
제3부 버려진 미래
버려진 미래 · 52
생각 같지 않아 · 54
어제처럼 · 56
그건 불가해不可解한 일이다 · 58
깊은 인연 하나 · 59
없는 번호입니다 · 60
인슐린을 맞으며 · 62
21세기 오늘 · 64
바람아 멈추어다오 · 65
신비로운 건 여자 · 66
제4부 시베리아 횡단하다
시베리아 횡단하다 · 70
바람꽃처럼 · 73
빈들에서 · 74
청매靑梅 하나 두고 싶다 · 76
사람 구실 · 78
삼한사온 그립다 · 79
엄마 생각 · 80
가장 멀리 나는 새 · 82
낙엽 · 83
깨끗한 지구를 위해 · 84
제5부 길이라도 잃어버렸으면
날리는 게 눈뿐이랴 · 88
돌이 아니라 바람이었다 · 89
꿈과 기적의 나날 · 90
길이라도 잃어버렸으면 · 92
댓잎에 바람소리로 · 94
딸이 좋아 · 96
너는 가고 · 99
가을비 쓸쓸히 · 100
살아보니 알겠다 · 101
참회록을 쓰지 못한 나 · 102
제6부 발로 찍는 사진
봄나물 질경이 · 106
타고난 복 · 108
지구가 화났다 · 109
발로 찍는 사진 · 110
그 때 그 시절 · 112
그대 곁이라면 · 113
민물고기 조림 놓고 · 114
소리 없는 아우성 · 116
작품해설
불타는 영혼과 영감의 시인 尹中一_민용태 · 117
저자소개
책속에서
커피 같은 그리움도
일손 멈추고 하루 몇 번씩
참을 수 없는 그리움
물을 끓인다
마시지 않으면 못 견딜
커피는 여자인가
연락할 그 무엇
기댈 곳도 없는데
커피 같은 그리움
이토록 생각나는 그대는
차라리 안개였음 좋겠네
보이지 않음 잊어질까
날마다 목이 타는
내일이면 또 생각나는
커피 같은 그리움도
때가 되면 사라지고 말아
서산에 걸린 해
차라리 붉게 물든 노을빛 하늘
한 조각 구름이나 바라보지.
2023. 10.
청매靑梅 하나 두고 싶다
마당에 매화 하나 두리라
눈 뜨면 보이는 곳 청매靑梅 하나
섣달그믐 꽃눈 볼록 터질 듯
부푼 너의 가슴 보고 싶다
두향杜香이 일생 가꾸던 청매는
임지로 떠나는 서방님 퇴계退溪에게 주었지
퇴계는 생전에 두향 보듯 청매를 가꾸다
죽음에 이르러 유언처럼 내뱉은 말
“저 매화분에 물 주거라!”고 말한 뒤 숨을 거두지
두향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
하얀 꽃잎에 녹빛 돌아 청매가 되었지
두향 절개 서린 빙기옥골氷肌玉骨
얼음 같은 속살 옥처럼 맑아
그 눈빛 향기로 가득하네
오래된 청매 하나 곁에 두리라
누구라도 시간 따라 정분도 식겠지만
퇴계와 두향의 끈질긴 사랑
청매 같은 정조와 올곧은 기개
두향은 퇴계 떠난 그 자리에서
절개를 지키다 죽었다
아무라도 저와 같길 바라지
시간 되면 떨어지는 낙엽
사랑도 그렇게 식어가는 것
매화 절개 올곧기도 하거니
사는 동안 오래된 청매 하나
곁에 두고 싶은 내 마음
구름에나 걸어 두어라.
2023. 12. 18.
엄마 생각
눈빛으로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만
손과 발짓으로도 못 알아먹을 때가 더 많아
소통이 되었거나 안 될 때도 웃기는 마찬가지
웃었다 알아들었다고 웃고
못 알아들어도 웃고
엄마 소통 방식은 늘 그랬다
못 알아들어 답답할 땐
입 벌려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아주 답답할 땐 가슴 몇 번 두드리다
그리고 웃었다 화 났을 때는
쫓아오다 빗자루 내던지고
주저앉아 그만 웃었다
과도로 손발톱 자주 깎던
한겨울에도 부엌문 닫아걸고
물을 데워 목욕 자주 하던
하얀 무명치마저고리에
단정히 빗어 넘긴 가르마
피마자 기름 즐겨 바르던
은비녀 꽂은 머리 깔끔한 차림
사시사철 하얀 버선 흰 고무신
돋보기안경 애지중지 하던
엄마 그립다
베틀에 앉아 베를 짜고
밤늦도록 골무 끼고
검정 무명바지저고리 바느질하던
물레를 돌리다 실이 끊어지면
하얀 허벅지 내놓고 침 발라 실을 잇던
생김새도 키도 성격도 온통
엄마를 속속들이 빼다 박은 나
엄마의 분신으로 살아온 나날들
저 때문에 당신이 저승에서 몇 번쯤
미소 지었으면 좋겠네
벙어리 우리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