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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역사
· ISBN : 9791193811221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4-07-29
책 소개
목차
만남
경성제국대학
세 사람의 길
백석의 사슴
함흥의 시인
다시 경성으로
떠나는 사람들
지키지 못한 약속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왜 하필 제임스 조이스야?”
“아일랜드 사람이라서. 아일랜드를 보면 우리랑 비슷한 처지잖아. 그리고 나는 제임스 조이스가 아일랜드 사투리를 고수하면서 시골의 정서를 담아내는 작품 활동을 하는 게 좋아.”
“자네는 한국의 제임스 조이스가 되고 싶으신가?”
은근히 장난기가 섞인 허준의 물음에 백석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제임스 조이스는 모르겠지만, 나도 고향의 사투리로 문학을 할 거야. 기억해야 할 거는 반드시 기억해야 하니까. 어쩌면…….”
살짝 눈살을 찌푸린 백석이 덧붙였다.
“고향을 기억하고 조선을 생각하게 하는 문학을 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때가 올지 모르잖아.”
“젠장, 조선인들이 있는 종로는 도로도 포장을 안 해줘서 맨날 흙먼지 날리고, 가로등도 없어서 어두컴컴한데 여기는 완전 별천지네. 별천지야.”
백석도 씁쓸하게 웃었다. 약간 뒤떨어져서 걷던 신현중이 그런 두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두 사람의 글이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 되면 되잖아.”
가로등을 올려다본 신현중이 말을 덧붙였다.
“저런 가짜 빛 말고 말이야
“우리 약속 하나 할까?”
“무슨 약속?”
허준의 물음에 백석이 총독부를 응시하면서 말했다.
“저 총독부가 무너지는 날, 여기 다시 와서 만나기로 말이야.”
백석의 제안에 둘 다 어두컴컴한 총독부 건물을 올려다봤다. 도저히 무너질 것 같지 않고, 영원히 사라질 것 같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