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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878415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6-05-25
책 소개
“1991-1994 아빠의 일기 / 2021-2024 딸의 일기”
같은 나이, 다른 시대
해직과 복직의 시간을 지나던 아빠의 일기와
결혼과 출산을 겪는 딸의 일기가 만나다
『아빠와 나』는 1991~1994년 아버지 김종만의 일기와 2021~2024년 딸 김누리의 일기를 교차로 배치한 책이다. 같은 30대이지만 다른 시대를 살아낸 두 사람의 기록이 30년의 시차를 두고 만난다. 책의 표지 문구처럼, 이 책은 “삼십 년 세월을 넘나드는 아빠와 딸의 시간 여행”이다.
이 책은 딸 김누리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기장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김누리는 서문에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가 서재로 쓰던 다락방에서 먼지 쌓인 원고 뭉치와 함께 거의 평생을 써 내려간 일기장 몇 권을 발견했다고 쓴다. 그는 며칠 밤을 새워 그 일기장들을 읽었고, 그 안에서 아버지가 살아온 인생을 다시 만났다.
아버지 김종만의 일기는 해직 이후의 고단한 시간을 통과한다. 전교조 창립과 의정부 지회장 활동으로 1989년 학교에서 해직된 뒤, 처자식을 둔 생활인으로서 겪은 불안과 책임, 가족을 향한 애틋함이 일기 곳곳에 남아 있다. 1991년 1월의 일기에는 임신한 아내를 걱정하고, 일곱 살 딸 누리를 바라보며 험한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의 앞날을 염려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겨 있다. 빚과 생활의 무게 속에서도 “결코 무릎 꿇을 수 없다”고 다짐하는 문장에는 교육자이자 가장이었던 한 사람의 긴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딸 김누리의 일기는 결혼과 출산, 일과 육아를 지나며 삶을 다시 배워가는 시간을 담는다. 2021년 코로나19의 한가운데서 결혼을 하고, 2022년 출산을 앞두고 “둘에서 셋.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려고 한다”고 적는 딸의 일기는 아버지의 30대와는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일기는 각자의 시대를 살아가는 불안과 책임, 사랑을 나란히 비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30대 일기를 읽는다는 것
그 시절의 아버지와 지금의 내가 마주 앉는 일
『아빠와 나』의 깊이는 애도 이후의 변화에서 온다. 김누리는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을 지켜본 뒤 “내 의지로는 식구를 만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그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아버지의 일기장을 다시 읽으며, 가족이 때로는 서로를 괴롭게 하는 존재이면서도 끝내 살아갈 힘을 주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김누리는 아버지가 살아온 30대 후반 몇 년의 시간에 자신이 살아온 30대 후반 몇 년의 시간을 더해 이 책을 엮었다고 말한다. 아버지의 일기와 딸의 일기는 서로 다른 시대의 기록이지만, 삶의 고단함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려는 마음만큼은 닮아 있다. 해직과 복직의 시간을 지나던 아버지의 일기와 결혼과 출산을 겪는 딸의 일기는 일기라는 형식 안에서 뒤늦은 대화를 나눈다.
사적인 일기는 시간이 지나면 한 사람의 기억을 넘어 가족의 역사, 세대의 대화가 된다. 『아빠와 나』는 아버지와 딸이 서로에게 직접 하지 못했던 말을 일기라는 형식 안에서 뒤늦게 나누는 책이다. 동시에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해되는 부모의 마음, 부모가 되고 나서야 새롭게 읽히는 자식의 자리, 그리고 사적인 기록이 어떻게 다음 세대의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한 가족의 기록을 통해 독자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 기억을 어떻게 살아갈 힘으로 바꾸는지 찬찬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서문
1월. 전전긍긍하지 않고 살고 싶다
2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려고 한다
3월. 하루 생각만 하면 옷매무새를 다잡는다
4월. 이게 봄이야
5월. 다시 시작이다
6월.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7월. 작은 사람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었다
8월. 어찌어찌 살다 보니 시간이 흘렀다
9월. 마음 한편이 든든하다
10월. 다정한 일상이 좋다
11월. 이렇게 또 하루를 배운다
12월.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빠의 편지
사진첩
추천의 글
책속에서
“이 시절 아빠 일기장엔 까맣게 타버린 속, 한탄, 슬픔, 비참함 같은 게 주로 담겨 있지만 나를 생각하며 기쁘고 즐거워했던 몇몇 구절만으로도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자식에게 부모란 그런 존재일까? …… 아빠가 이 짓거리를 보고 있다면 ‘그걸 내가 태우고 와야 했는데’라고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죽기 전에는 써온 일기들을 없애버리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생각을 고쳐먹었다. 내 아이가 내가 남긴 일기를 보고 고단한 인생이라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면, 그 쪽팔림 정도는 감수하며 살아보기로 했다.”
- 저자 서문에서
“아빠가 처음 대장암을 선고받은 게 2009년 초다. 다니던 작은 수입 영화 배급사를 그만두고 백수로 지내던 내가 아빠 병간호를 맡아 남산 아래 병원으로 출퇴근했다. 그 뒤로 몇 년 지나지 않아 아빠의 암이 폐로 뇌로 전이가 되면서 큰 수술과 힘겨운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견뎌내고, 종국에 아빠의 목숨이 소멸해가는 순간을 지켜보며, 앞으로 내 의지로는 식구를 만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통증으로 판단력을 잃어가는 아빠를 보고 있는 게 힘들었다. …… 그 시절 식구는 함께 있어 힘이 된다기보다 함께 있어 서로를 괴롭게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난 뒤 몇 해 동안 나는 아무 까닭 없이 꺽꺽 통곡하며 마음속 울음을 뱉어내야만 살 수 있던 시절을 보냈다.”
— 저자 서문에서
“누리가 벌써 아홉 살이나 됐으니 대견하고 탈 없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냇가에 갓 건져 올린 붕어 새끼 같기도 하고, 누리 낳던 해에 심어서 해마다, 벌써 4년째 따낸 8월의 수밀도 같기도 하고, 원추리 꽃봉오리 같기도 하다.”
— 1993년 3월 20일 아빠의 일기에서
“지난 9일 결혼을 했다. 하필이면 코로나도 가장 심할 때, 날씨도 심각하게 추운 날에. 살면서 결혼은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내가 그 길을 가다니.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네. 아빠가 계셨다면 한바탕 웃고 울고 대잔치를 벌였겠으나 코로나19로 어수선하게 지나가버렸다(생각하면 아빠가 하늘에 계신 게 다행이다). 아빠 상을 치러보아 그런지 이런 때에 축하를 해주겠다고 발걸음한 사람들 얼굴을 하나씩 떠올려본다. 그게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일인지 안다. 이 빚은 평생 살아가면서 갚겠습니다.”
— 2021년 1월 13일 딸의 일기에서
“어젯밤에는 아비가 너무 격해서 분별이 없었구나. 밤새 마음이 아파서 꿈자리가 얼마나 사납던지. 너도 참 힘들었겠지. 아빠가 너를 미워한다면 그건 네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란다.”
누리에게 06.10.25 11:33
— 2006년 10월 25일 아빠의 편지에서
“아빠가 처음 대장암을 선고받은 게 2009년 초다. 다니던 작은 수입 영화 배급사를 그만두고 백수로 지내던 내가 아빠 병간호를 맡아 남산 아래 병원으로 출퇴근했다. 그 뒤로 몇 년 지나지 않아 아빠의 암이 폐로 뇌로 전이가 되면서 큰 수술과 힘겨운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견뎌내고, 종국에 아빠의 목숨이 소멸해가는 순간을 지켜보며, 앞으로 내 의지로는 식구를 만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통증으로 판단력을 잃어가는 아빠를 보고 있는 게 힘들었다. …… 그 시절 식구는 함께 있어 힘이 된다기보다 함께 있어 서로를 괴롭게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난 뒤 몇 해 동안 나는 아무 까닭 없이 꺽꺽 통곡하며 마음속 울음을 뱉어내야만 살 수 있던 시절을 보냈다.”
- 저자 서문에서
“누리가 벌써 아홉 살이나 됐으니 대견하고 탈 없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냇가에 갓 건져 올린 붕어 새끼 같기도 하고, 누리 낳던 해에 심어서 해마다, 벌써 4년째 따낸 8월의 수밀도 같기도 하고, 원추리 꽃봉오리 같기도 하다.”
- 1993년 3월 20일 아빠의 일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