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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3914427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4-11-05
책 소개
목차
초록 지붕 집 도강비, 빨간 지붕 집 우주랑
빙글빙글 도는 계단
성난 고양이처럼 곤두서는 머리털
책상 위 똥 더미
셋이 10인분
씨름 한판
방망이가 필요해
낯익은 주문
찬누리찬누리치리, 꼭꼭 숨어라
이 잡종아, 누가 널 원할까?
도깨비 대 요괴의 결투
우리 모두의 세계로 돌아와
뒷이야기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주랑이 사는 2층 주택 단지는 백여 가구가 가로수 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주 보고 있었다. 모두 목조 주택으로 깔끔한 하얀색 벽에 집마다 지붕 색이 달랐다. 그림책에 나오는 유럽의 한적한 마을처럼 예쁜 동네였다. 주랑이네 집은 빨간색 지붕에 현관문조차 강렬한 빨간색이었다. 주랑의 엄마가 선택한 색이다. 침대 위의 빨간색 이불과 베개도 엄마가 준비했다. 유독 빨간색을 좋아하는 걸 보면 엄마 취향도 꽤 독특했던 모양이라고 주랑은 생각했다. (……) 아침 공기가 선선했다. 현관 앞에서 주랑은 아침 햇살에 더 선명해 보이는 붉은 지붕을 올려다보았다. 옆집 초록 지붕과 비교되어 유난히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_ ‘초록 지붕 집 도강비, 빨간 지붕 집 우주랑’에서
“비켜, 우주랑! 여자라고 안 봐줘.”
주랑은 누구에게 맞아 본 경험이 처음이었다. 그저 멍하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가슴 밑바닥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가슴 위로 점점 올라오며 머리끝으로 뻗어 갔다. 머리털이 성난 고양이 털처럼 곤두선 느낌이었다. 주랑은 자세를 살짝 낮추고, 민기의 팔을 잽싸게 어깨 위로 잡아끌어 몸을 홱 돌렸다. 그러자 민기의 몸이 공중으로 붕 뜨며 한 바퀴를 돌고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_ ‘성난 고양이처럼 곤두서는 머리털’에서
주랑은 잠자리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겼다. 열두 살이 된 후로 모든 게 예전 같지 않았다. 정확히 계산하면 3월에 생일이 지나고 도강비가 이사 온 무렵부터 변화가 생긴 것 같았다. 얼마 전 강비가 어깨에 걸쳐 준 붉은 망토에서 나던 냄새가 이불에서도 났다. 쇠 냄새 같기도 하고 비릿한 피 냄새 같기도 했다. (……) “도깨비한테 홀린 거야?” 그때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얘들아, 나는 지금 도깨비감투를 쓰고 있어.” 주랑과 건우 앞에 다시 강비가 반짝 나타났다. 두 아이가 후다닥 돗자리 밖으로 뛰쳐나갔다. 강비가 손을 펼치자 도깨비감투가 휘리릭 손안에서 사라졌다. 건우가 강비 손을 덥석 잡고는 위아래로 흔들며 이리저리 살펴봤다.
“가, 강비야! 너 귀신이야?” _ ‘셋이 10인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