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식물원 (아틀리에 컬렉션)

프롤로그 … 011
메리골드 마음 식물원 … 017
에필로그 … 261

자신에게 마법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날, 조절 능력이 부족해 엄마와 아빠를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 뒤 스스로에게 형벌을 주듯 백만 번을 다시 반복해 태어나며 부모를 찾아다닌 지난날이었다. 사람들에게 위로차를 건네며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에요. 현재를 살아요”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깊은 죄책감을 버리지 못했다.
“생을 끝내고 싶은 게 아니라… 후회와 슬픔에 잠겨 사는 생을 끝내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거였어.”
어쩌면 생을 마치고 싶었던 마음은 생을 놓치고 싶지 않은 간절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나한테… 꽃을 피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가? 그런데 왜 이제야….”
다시 거울을 바라보자 여자가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빠르게 흘러간다. 억겁의 생을 지나면서도 떠올리지 못했던, 떠올리면 살고 싶어질까 가장 깊은 곳에 감추어 두었던 향기로운 기억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추어졌다.
“엄마가 어린 시절 해준 이야기들이 사실이었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생의 모든 감정을 끌어안는 순간, 마음을 꽃으로 피우는 능력이 완성되는 거야…! (…) 씨앗은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꽃이 지면 열매가 자라 그 열매가 다시 씨앗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듯,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며 피어나는 단단함이 있어야 했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