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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더 기묘한 미술관](/img_thumb2/979119403338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91194033387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4-10-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보이는 그림과 보이지 않는 이야기 사이에서
1관. 운명의 방
가면 뒤에 숨겨진 얼굴: 제임스 앙소르, 〈예수의 브뤼셀 입성〉
[깊이 읽는 그림] 올빼미가 상징하는 것
결코 밖으로 나오지 않는 아이: 에두아르 마네, 〈발코니〉
[깊이 읽는 그림] 영감을 받은 작품들
그림에 남긴 마지막 유언: 펠릭스 누스바움, 〈죽음의 승리〉
19세기 포르노그래피에서 미국의 모나리자로: 존 싱어 사전트, 〈마담 X의 초상화〉
2관. 어둠의 방
가장 아름다운 검정: 오딜롱 르동, 〈울고 있는 거미〉
꽃으로도 숨길 수 없는 고단한 삶: 디에고 리베라, 〈꽃을 파는 사람〉
[깊이 읽는 그림]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자신의 머리를 잘라 그린 자화상: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깊이 읽는 그림] 테네브리즘의 탄생
누구나 죽음의 섬으로 떠난다: 아르놀트 뵈클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죽음과 자화상〉
3관. 매혹의 방
적들을 향한 우아한 복수: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 〈검은색과 금색의 녹턴〉
너무 일찍 태어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암굴의 성모〉
황제를 웃게 한 파격적인 초상화: 주세페 아르침볼도, 〈사계절〉
18세기 최고의 막장 드라마: 윌리엄 호가스, 〈유행에 따른 결혼〉
[깊이 읽는 그림] 시대를 풍자한 또 다른 연작
4관. 선택의 방
이루지 못한 사랑이 남긴 것들: 에드바르 뭉크, 〈뱀파이어〉
[깊이 읽는 그림] 퇴폐 예술전에 걸린 작품
너무 잘 그린 초상화가 가져온 파국: 한스 홀바인, 〈클레페의 앤 초상화〉
위태로워서 더욱 아름다운: 에곤 실레, 〈이중 자화상〉
매일 11시간씩 꽃을 그린 이유: 존 에버렛 밀레이, 〈오필리아〉
5관. 기억의 방
세상에서 가장 정치적인 그림: 자크 루이 다비드, 〈마라의 죽음〉
누구도 해석하지 못한 비밀: 얀 반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그녀는 왜 울고만 있는 걸까: 파블로 피카소, 〈우는 여인〉
[깊이 읽는 그림] 반전과 평화를 그리다
소름 끼치도록 진짜 같은 그림: 로자 보뇌르, 〈니베르네의 쟁기질〉
참고 자료
저자소개
책속에서
유럽인들은 중세 시대부터 묘지에서 신들린 듯 춤을 추면 세상을 떠난 이들과 영적 교류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이 돌던 시절에는 무덤에서 일어난 시체들과 해골이, 살아 있는 사람들과 함께 춤추는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는 삶과 죽음이 얼마나 가까운지, 현세의 영광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일깨워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우쳐주곤 했다. 이렇듯 ‘죽음의 춤’을 그린 그림은 인간에게 교훈을 전하고자 하는 알레고리였다.
(…) 그러나 화가는 과거 선배들과 달리 죽음의 그림에 어떠한 교훈도 남기지 않았다. 그림의 가장 오른쪽 아래, (…) ‘1944년 4월 18일, felix nussbaum(펠릭스 누스바움)’이란 서명이 보인다. 화가가 그림을 완성한 날짜와 그의 서명이다. 아마도 누스바움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자신의 유언이 될 것이란 사실을.
_“그림에 남긴 마지막 유언: 펠릭스 누스바움, <죽음의 승리>” 중에서
작품 속 여인은 자기 몸보다 커 보이는 꽃바구니를 등에 멘 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하지만 무거운 바구니를 홀로 들기 어렵다는 듯 바구니 뒤에서 손과 발, 머리의 일부가 보이는 한 남자가 그녀를 돕고 있다. 여인은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선 후 꽃을 팔기 위해 곧 거리로 나설 것이다. 처음 그림을 마주하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칼라에 시선을 뺏겨 한참을 바라보게 되지만, 바구니를 메고 있는 여인을 발견하게 되면 꽃의 아름다움보다 그녀 삶의 무게를 더 의식하게 된다.
디에고 리베라의 <꽃을 파는 사람>은 아름답지만 고단함이 함께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작품으로, 화가 리베라의 인생 또한 그러했다.
_“꽃으로도 숨길 수 없는 고단한 삶: 디에고 리베라, <꽃을 파는 사람>” 중에서
의학이 발전하기 이전, 죽음은 흔한 일이었다. 죽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기에 죽음을 노래하고, 그리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일상에서 죽음에 관해 이야기 나누지 않는다. 타인의 죽음에 관해 안타까워하는 일은 있어도, 나와는 관계없는 일처럼 터부시한다. 하지만 뵈클린의 그림은 죽음이 멀지 않고, 언제가 나에게도 다가올 것이며,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_“누구나 죽음의 섬으로 떠난다: 아르놀트 뵈클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죽음과 자화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