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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뇌과학 > 뇌과학 일반
· ISBN : 9791192465265
· 쪽수 : 219쪽
· 출판일 : 2025-09-25
책 소개
목차
아름다운 뇌 - 에릭 A. 뉴먼, 알폰소 아라케, 재닛 M. 듀빈스키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 - 래리 W. 스완슨
아름다운 뇌를 그리다 - 린델 킹, 에릭 히멜
그림들
뇌를 구성하는 세포들
감각계
뉴런 경로
발달과 병리
지금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뇌 - 재닛 M. 듀빈스키
감사의 말
해제 - 그림을 그린 과학자, 뇌를 본 예술가
참고문헌
색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놀라운 점은 라몬 이 카할이 상세히 묘사한 뇌 그림들이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유의미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전히 그의 그림들을 참고하고 수록하는 이유는 명료함과 보편적 개념을 표현하는 능력에서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장의 사진보다 라몬 이 카할의 그림 한 점이 기본 원리나 연속된 사건을 훨씬 명료하고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다.
뇌는 무척이나 중요한 대상이므로 19세기 말 유럽의 가장 재능 있는 과학자들은 뇌의 비밀을 캐내는 일에 몰두했다. 이는 매우 도전적이고도 논쟁적인 작업이었다. 일이 잘 풀려 현미경으로 뇌의 한 부분을 보았다고 해도 그걸 해석하는 일이 지독하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라몬 이 카할이 즐겨 쓰던 은유를 빌려 말하자면, 스케치북 하나만 들고 천억 그루의 나무가 있는 숲에 들어가서, 서로 얽혀서 하나하나 잘 구분되지도 않는 나무들을 매일 하루에 몇 그루씩 관찰하면서 몇 년을 보낸 뒤, 그 숲에 관한 휴대용 도감을 펴내려 한다고 상상해보라. 매일 눈에 보이는 걸 단순히 그리기만 해서는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 숲의 구성 규칙을 머릿속에 구축해야 하고, 그런 다음 눈으로 본 것을 그 규칙에 정밀하게 대조할 줄도 알아야 하며,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그때까지 머릿속에 품고 있던 개념들을 수정할 수도 있을 만큼 유연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사유와 그림 실력의 조합은 같은 일을 하는 이들 가운데 단연 라몬 이 카할이 최고였고, 그는 신경의 숲을 탐사한 뒤 그 숲에 관한 가장 훌륭한 휴대용 도감을 만들어냈다.
인체를 열어 자기가 본 것을 그린 다 빈치의 호기심이 르네상스를 상징하듯이, 시시각각 변하
는 생체 조직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정보 처리 회로 체계를 묘사한 라몬 이 카할의 인간적 통찰은 우리 시대를 상징한다. 라몬 이 카할 이후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시인들이 즐겨 쓴 비유, 바로 ‘우주만큼 광대하고 신비로운 뇌’라는 개념에 어쩌면 글자 그대로의 진실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들이 쌓여가는 걸 목격해왔다. 오늘날 그의 그림을 통해 우리가 보는 건 그저 도해나 주장이 아니라, 그 끝없이 펼쳐진 변경의 가장 먼 곳까지 여행한 사람이 목격한 것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그려낸 풍경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