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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14009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5-08-18
책 소개
“말 없는 생명과 함께하는 삶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요구했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내게 돌려주었다.”
수많은 이들의 일상에 초록과 고요를 선사한 19만 팔로워 선요(ju_seonyo)의 내 작은 정원 이야기, 그 6년간의 조용한 기록. 작은 초록이 위안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하며 창가에 작은 식물을 들였다. 빛을 따라 잎이 움직이고 조금씩 자라났다. 잎이 마르면 들여다보고 바람의 온도가 변해가면 물을 조절하고 손으로 흙을 만지고… 그렇게 매일 아침 반짝이는 각자의 초록이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주었고, 아주 작고 아늑한 정원이 탄생했다. 어느새 식물을 키우는 일이 곧 자신을 돌보는 일이 되고, 네 평 베란다 정원이 생활의 중심이자 휴식과 회복의 공간이 되었다.
바쁜 일상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 조용한 시작.
정원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작은 초대장.
실패한 화분과 다시 심은 씨앗, 청나래고사리가 움츠렸던 잎을 천천히 펼치는 봄에서 구근이 흙을 비집고 표면으로 올라오는 겨울까지, 꽃과 나무와 뿌리와 잎이 지켜온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 6년 동안 흔들림 없이 글과 사진을 더한 일기는 결국 그 곁을 지키던 자신에 관한 기록이기도 했다. 나를 투명하게 바라보게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에도 그 하루를 살아낸 자신을 인정하게 해주었다. <내 작은 정원 이야기>는 식물을 좋아하고 집을 가꾸는 일이 자신을 돌보는 일과 맞닿아 있다고 믿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책이다. 바쁜 일상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 조용한 시작을 안내한다.
문예진, 성보람, 오송민, 이소영 추천.
이를테면 우리가 식물을 사랑할 때 따라오는 것들…
저 먼 미지의 어디가 아닌 우리 집이 가장 특별하고 새로운 장소가 되는 방법.
<예진문의 취미기록>의 문예진 작가는 “그동안 나는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작은 화분 하나가 숲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며 초라할지라도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부터 시작해보자는 용기를 얻었다”고 리뷰했고,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작가는 “이 책에는 원예 교과서에 없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우리가 식물을 사랑할 때 따라오는 것들. 기다림을 즐기는 마음, 예상치 못한 돌발 현상을 마주하는 담대함, 재개발을 앞둔 오래된 마을의 아름다움을 알아채는 안목, 그리고 저 먼 미지의 어디가 아닌 우리 집이 가장 특별하고 새로운 장소가 되는 방법”이라 추천했다.
목차
프롤로그
봄
낯선 봄
엄마의 마음
전환점
그때
다음 스텝
봄이라는 계절은
여름
운명공동체
모순적인 사랑
할머니와 베고니아
미완성 정원
S의 아보카도
여름과 가을 사이
가을
라일락의 시간
잘라내기
바람의 온도가 바뀌는 계절
공존
겨울의 스케치
민스파이
겨울
각각의 서사
네모 속 각자의 초록
나이테
겨울의 끝자락
화분 취향
나무가 지켜온 시간들
에필로그
부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떤 시절을 떠올릴 때 누군가는 사람을, 누군가는 장소를, 또 누군가는 그때의 냄새나 빛을 먼저 기억한다고 한다. 나에게는 식물이 그렇다. 어느 해의 여름을 떠올리면 손끝에 느껴지던 상쾌한 토마토 이파리 향이, 어느 가을을 생각하면 붉게 물든 백화등이 생각난다. 뚜렷하게 남아 지워지지 않는 감각들. 그것은 식물에게서 그리고 그 식물을 바라보던 나에게서 비롯된 것들이다. 이 책은 그런 감각들을 따라 써 내려간 기록이다. 네 평짜리 베란다 정원과 작은 방에서 지내온 계절들, 식물 곁에서 바라본 시간들을 담았다. 식물의 이름을 잘 몰라도 그것이 피어 있던 계절과 그 곁에서 머문 시간은 기억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작은 초록 하나가 떠오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초록이 언젠가 당신만의 정원을 불러내는 시작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올해 봄이 유독 까탈스러운 걸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봄이 오면 깨어나야 할 식물들이 조용해서 어찌나 불안했는지 모른다. 수국부터 등나무까지, 모두 겨울의 잔상 속에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며 무언가 잘못되었나 싶었다. 흙을 만지며 물기를 가늠하고 눈을 크게 뜨고 가지 사이의 틈을 살펴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계속 찜찜했다. 혹시 내가 뭔가 놓친 건 아닐까? 베란다 문을 열어 바람을 느껴보고 볕이 어느 정도로 드는지 살펴보면서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 불안은 결국 쓸데없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물을 줄 필요가 없는데도 습관처럼 물뿌리개를 들고 서성거리고 필요하지 않은 지지대를 괜히 세워보다가 다시 치워버렸다. 식물을 향한 관심과 걱정이 엇나가는 기분이었다. 마치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지 못한 채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것처럼. 무언가 부족한 건지 단순히 날씨 탓인지 그 경계를 가늠하는 감각이 무뎌진 것 같았다.
- ‘낯선 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