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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4293644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4-12-17
책 소개
목차
1장 보물 상자를 열면 봉봉 쇼콜라 · 하지메 아유무 009
2장 깜짝 이벤트가 싫은 오랑제트 · 하지메 니나 055
3장 한숨 나는 날 쇼콜라 기모브 · 산노미야 사에 085
4장 엄마의 미소를 찾아서, 퐁당 쇼콜라 · 산노미야 요리코 113
5장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줘, 카카오 씨 · 고토 미오 137
6장 까만 밤을 비추는 코코넛 프랄린 · 미나즈키 로쿠로 169
7장 아득한 꿈을 위해, 잔두야 · 나나모리 나나미 201
8장 나의 비밀 · 하게 데루마 241
9장 미션 인 민트초코 트러플 · 하게 구루미 259
10장 빛나지 않는 영웅에게, 루비 초콜릿 · 도카치 고타로 297
11장 적당히 살아도 괜찮아, 초콜릿 드라제 · 이토이 이토 325
최종장 오늘도 애쓴 당신에게 선물을 · 슈야 지요코 349
책속에서
“가게 이름은 카이라라고 읽나요?”
“사 이라Ca ira.”
점주는 원어민 같은 발음으로 알려주었다.
“사 이라…… 사 이라.” 아유무는 입속에서 초콜릿을 굴리듯 단어를 중얼거렸다.
“프랑스어로 ‘괜찮아’, ‘어떻게든 될 거야’, ‘잘될 거야’라는 뜻이에요.”
아유무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콧속이 찡하더니 따뜻한 액체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내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자, 달리 막을 방도가 없었다. 유가 건네준 꼬깃꼬깃한 손수건을 고맙다며 받아 들고는 얼굴을 훔쳤다. 슬퍼서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게 아니었다. 점주의 말이 지금 유와 자신에게 너무나 필요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지요코 씨, 전 운명이나 기적 같은 걸 꽤 믿는 타입이거든요.”
“정말? 나도 그런데.”
“하지만…….”
“깜짝 이벤트는 별로.”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크크크,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요코 씨는 예전에 학원 선생님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학생들이 걸핏하면 깜짝 이벤트 같은 장난을 쳤다고 한다. 한번은 “내가 눈치가 엄청 빠르거든. 그런데 전혀 몰랐던 것처럼 놀란 척 연기하기가 너무 힘든 거야” 하고 말한 적도 있다.
니나도 깜짝 이벤트는 썩 좋아하지 않았다. 준비하는 쪽의 자기 만족감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웃는 얼굴을 보는 건 정말 좋아한다. 몰래 작전을 짜고 정말 우연히 일어난 일인 것처럼 시치미를 떼면서 상대방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제야의 고수는 결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