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4654568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4-30
책 소개
목차
가위
명함
책갈피
색연필
리뷰
책속에서
외동딸인 고토미가 대학에 들어가며 도쿄에서 혼자 살기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이다. 처음에는 무슨 일만 있으면 집에 쪼르르 달려오더니 직장에 들어간 후로는 일이 바쁜지 연말연시에만 며칠 지내다 갔고, 요 몇 년은 그마저 뜸해졌다.
도쿄에 간 지 얼마 안 됐을 땐 하루가 멀다고 전화가 왔다.
“엄마, 스웨터는 세탁기로 빨아도 돼요?”
“감자고기조림 만들려고 하는데 맛술을 꼭 넣어야 해요? 설탕만 넣으면 안 돼요?”
지극히 사소한 용건들이었다. 요즘 세상에 인터넷에서 찾으면 금세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도 곧잘 전화를 걸어 물었다.
“아이참, 귀찮게도 하네. 내가 아무것도 안 시키고 애를 너무 곱게 키웠나 봐.”
아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매일같이 걸려 오던 고토미의 전화가 일주일에 한 번, 보름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꼴로 서서히 줄어들더니 최근에는 전혀 오지 않게 되었다. (…) 외동딸인 고토미와 자매처럼 가깝게 지냈던 아내는 분명 쓸쓸할 텐데도 “도쿄 생활을 알차게 즐기느라 집에 오지 않는 거겠지”, “전화가 뜸한 건 도쿄에도 물어볼 사람이 생겼다는 뜻일 거야” 하고 웃으며 말했다.
- <단어장> 중에서
“하루나는 왼손잡이니까 잘하는 게 당연하지.”
에이타의 목소리에는 지기 싫어서 못내 분해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근데 평범한 가위랑 왼손잡이용 가위는 어떻게 다른 거예요?”
내가 작업대에 내려놓은 왼손잡이용 가위를 보며 에이타가 물었다.
“‘평범한 가위’라는 표현은 좀 그렇다. 마치 왼손잡이가 평범하지 않은 것 같잖아.”
나답지 않게 강한 말투가 나왔다.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자, 그럼 다시. 왼손잡이용 가위와 오른손잡이용 가위는 어떻게 다른가요?”
- <가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