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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4655039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04-22
책 소개
목차
prologue_우리의 시대는 끝났다
1. 할 수만 있다면 평생 최강이고 싶다
2. 멋진 우리
3. 니나는 생각 중
4. 흔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5. 멋대로 춤추지 마
6. 여자와 여자와 여자와 여자
책속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눈앞에 둔 네 명의 여자는 깨달았다.
탯줄이 잘리고 닦인 몸으로 엄마의 가슴에 엎드린 그 작은 생물은 네 사람을 완전히 무너트릴 만큼 압도적인 ‘시작’의 덩어리였다.
아기는 정말로 시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태어났지만 우리는 그녀의 이름을 ‘아사朝(아침)’라고 지었다.
아사, 너에게는 네 명의 엄마가 있단다. 지금까지 수많은 밤을 함께 보낸 우리에게 너는 문득 쏟아진 아침 햇살이었어.
너는 시작 그 자체이자 우리 네 사람이 내린 결단의 결정체야.
태어나기 전부터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어서 미안해. 하지만 우리 네 사람은 평생을 바쳐서 너를 행복하게 할 거야. 우리의 힘이 닿는 한, 아마도.
“그런데 진짜로 우리 넷이 같이 살면 매일 엄청 재미있겠다.”
작년에 우리 중에 제일 큰 텔레비전이 있는 미오네 집에서 술을 마시며 ‘M-1 그랑프리(일본 최고의 입담꾼을 가리는 대회)’를 봤을 때도 진짜 재미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며 흥이 올랐다. 서로 동갑인 시모후리 묘조(요시모토 공업에 소속된 코미디 듀오)가 우승했다. 전혀 상관없는 네 사람도 왠지 모르게 우승한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혼자 집에 있으면 온라인 동영상만 보게 되지만, 친구와 함께 보는 텔레비전은 유난히 재미있어서 새삼스럽게 ‘어라? 텔레비전이 원래 이렇게 재미있었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매일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거잖아. 최고 아니야? 다 같이 모여서 실시간으로 음악 방송이나 예능 방송을 보자. 재미없는 회사 회식은 전부 제치고.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카노코 안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넷이 같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다.
“그러면 일단 2년 정도 같이 살아 볼래?”
그 제안에 아키와 유리코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나쁘지 않은데? 혼자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지금 아니면 못 하는 거니까 괜찮을 것 같아.”
미오는 아예 필기도구를 꺼내서 네 사람의 집 계약 기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맞대고 가장 적절한 집 위치와 집세의 마지노선을 고민하고, 방 네 개짜리 집을 찾을 거라면 주택이 낫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검색에 열중하다 보니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눈이 점점 진지해졌다. 어른이라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진짜로 해낼 수 있으니 참으로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