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희망입니다

위조한 성적표｜나는 형이 좋아요｜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사랑한다는 말｜시아버지를 모시는 어느 며느리 이야기｜가족이 희망입니다｜빨간 벙어리장갑｜아버지의 마음｜매일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할머니와 피아노｜어떤 자전거 경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남편의 사랑으로 사는 아내｜세상에서 가장 큰 만 원｜남편의 비밀｜아내의 구두를 닦으며｜할머니와 함께 꽃길을｜1달러의 기적｜아버지의 운동화｜백화점에 가야 하는 이유｜가난을 들어 올리는 아버지

실밥이 뜯어진 운동화, 지퍼가 고장 난 검은 가방, 그리고 색 바랜 옷…. 내가 가진 것 중에 헤지고 낡아도 창피하지 않은 것은 오직 책과 영어사전뿐입니다.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원 수강료를 내지 못했던 나는 칠판을 지우고 걸레질을 하는 등 허드렛일을 하며 강의를 들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지우개를 들고 이 교실 저 교실 바쁘게 옮겨 다녔고, 수업이 시작되면 머리에 하얗게 분필 가루를 뒤집어 쓴 채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러던 추운 어느 겨울날, 책 살 돈이 필요했던 나는 어머니가 생선을 팔고 있는 시장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몇 걸음 앞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차마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그냥 돌아서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낡은 목도리를 머리까지 칭칭 감고 질척이는 시장 바닥에서 좌판을 등지고 앉아 김치 하나로 차가운 도시락을 먹고 계셨던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