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100408
· 쪽수 : 470쪽
책 소개
목차
2009년 - 1~8번째 편지
2010년 - 9~61번째 편지
2011년 - 62~90번째 편지
2012년 - 91~101번째 편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을 만들어 봤습니다. 내가 지금 어떤 현실에 처해 있든지 죽는 것보다는 낫거든요. 지금의 상황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지금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지금 행복하지 못합니다. ‘지금 불행해도 미래에는 행복해지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그 상황에서 벗어나도 여전히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나은 상황을 또 꿈꾸게 되기 때문입니다. 꿈이라는 것은 언제나 무지개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꿈은 무지개 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일본에 어떤 고시생이 있었는데, 사법고시에서 여러 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한 십년 만에 겨우 합격합니다. 가장 화려한 순간에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버렸습니다. 그 고시생에게 합격이라는 꿈은 오랜 기간 너무나도 절실했기 때문에 무지개 같은 것이 아니게 되었던 것입니다. ‘합격’이라는 꿈이 ‘검찰 총장’이라는 꿈으로 바뀌었다면 자살하지 않았겠지요. 이렇듯 꿈은 무지개처럼 항상 먼 곳에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 꿈꾸는 이가 열심히 살아갈 에너지를 그 꿈으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말도 만들어 봤습니다.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2번째 편지에서
그런 식으로 2달이 흘러간 겁니다. 저는 사실 힘들었습니다. 신경이 쓰였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글도 안 써졌습니다. 자기부상열차가 붕 뜨질 못했습니다. 저는 곰곰이 생각을 해 봤습니다. ‘뭐가 문제인가?’
문제는 제가 뭔가를 받으려고 했던 것에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빌려 준 것이었기 때문에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받는 것은 받는 것이었습니다.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사람을 참 힘들게 하는구나!’
받고자 할 때 받게 되면 누구나 행복하겠지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받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받다 보면 계속 받기를 바라고, 또 더 큰 것을 받기를 바랍니다. 결국 받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르게 됩니다. 계속 받던 사람이 받지 못할 때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했던 것 아니겠어요? 항상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항상 받으려고 합니다. 반면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주려고 하는데, 항상 더 많은 것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줬기 때문에 행복해졌던 겁니다. 저는 아직까지 봉사 활동 같은 것에 참여해 본 적이 없어서 주면 정말로 행복해지는지는 확실히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 그 친구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은 받으려고 하면 힘들어지고, 스트레스 받고, 결국 불행해진다는 것입니다.
-13번째 편지에서
원효도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오래된 토굴 같은 곳에 들어가게 되는데, 피곤한 나머지 곧 잠에 곯아떨어집니다. 새벽녘에 목이 몹시 말라 잠에서 깬 원효 손에 마침 바가지 같은 것이 걸립니다. 바가지 안에는 물이 있었지요. 칠흑 같은 밤이었기 때문에 진짜 바가지라고 생각했고, 그 안의 물을 빗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깨달았던 겁니다. 그렇게 깨닫고 그 물을 마셨을 때 몸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갈증은 해소되었고 시원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그 물이 해골바가지의 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즉 깨달았을 때 몸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토하게 됩니다.
바로 그때 ‘깨달음’이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원효는 깨달았던 것 아닐까요? 아침에 그 물이 해골바가지의 물임을 알았을지라도 더러운 물이 아니라 단지 빗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믿었다면 몸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래된 해골바가지에 빗물이 고였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설령 해골바가지의 더러운 물이었을지라도 도저히 마실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믿었다면 몸은 그렇게까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37번째 편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