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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해요

우리 결혼해요

이훈희 (지은이)
푸른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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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해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우리 결혼해요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334636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19-09-11

책 소개

이훈희 에세이. 나이 서른아홉. 광고인이라는 꿈이 좌절되고, 거듭된 실직과 사업실패. 인생 막장(?)까지 경험한 후에 겨우 이름만 남은 인터넷 신문사를 운영하고 있던 그 앞에 운명적인 여성이 나타났다.

목차

프롤로그

1부 my lovely wife
1. 완벽에 가까운 삶
2. 스물하나, 서른아홉
3. 그래도 우린 햇살 속에 있었다
4. 날 떠나도 괜찮아
5. 말할 수 없는 비밀, 연애
6.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7. 당신과 함께라면

2부 비혼 탈출 레시피
1. 때로는 무모해도 좋다
2. ‘진짜 사랑’을 할 준비가 되었나?
3. 신뢰는 디테일에서 나온다
4. NO 꼰대
5. 결혼 전 꼭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토크 리스트
6.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저자소개

이훈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언론사와 광고회사 근무 이력을 바탕으로 문화전문 인터넷 신문 '뉴스컬처'를 창간하고, 서울에서 문화예술경영 석사와 예술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문화 프로듀서와 문화예술 심사위원 및 공공기관 채용 면접관으로 활동하며, '한국미디어문화협회' 이사장으로 문화예술 및 디자인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브런치 작 가이자 세종도서 작가로 현장실무의 노하우를 중심으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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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눈에 느낀 호감 때문일까. 내 관심은 자꾸만 그녀에게로 향했다. 자꾸 신경이 쓰이고, 궁금하고, 눈길이 갔다. 하지만 대놓고 관심을 보일 수는 없었다. 나는 사내연애를 권장(?)하는 사장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띠동갑을 넘어선 나이 차였다. 학벌도 외모도 성격도 뭐하나 빠질 것 없는 그녀가 나이 많은 날 연애상대로 봐줄리 만무하고, 게다가 세상이 이렇게 나이 차이가 많은 연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두려움이 앞섰다.

만약 당신의 친구가 띠동갑을 넘어서는 어린 여자와 혹은 남자와 연애한다고 하면, 당신의 반응은 어떨까? 나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별로 안 친한 친구라면, 각자 취향이 있는 법이라거나 사랑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해줄 것이고, 막역한 사이라면, 정신 차려라, 날 강도 같은 놈이 여기 있었다며 직격탄을 날릴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비결이 뭐냐며 내심 부러워할 것이다.

반대로 여자가 띠동갑 넘게 어린 남자를 사귄다고 해도 덮어놓고 비난 받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어린 남자와 결혼한 가수 미나나 함소원 등의 커플은 단순한 화제를 넘어 온갖 악플에 시달렸다고 하니, 여전히 우리 사회엔 나이 많은 커플을 보는 편견 어린 시선이 견고하게 남아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이런 일도 있었다. 열여덟 살, 어린 남자와 목하 열애중인 여자 후배가 있었다. 모출판사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던 30대 후반의 후배는 대학생 남자와 사귀고 있었다. 심지어는 연애기간 동안 ‘곰신’ 노릇까지 했다. 곰신이란 ‘고무신’의 줄임말로 군대 간 남친을 기다리는 여자 친구라는 뜻이란 것도 그 후배 때문에 알았다. 남자 친구가 제대하고 유학길에 오르면서 결국 그 커플은 헤어졌다. 당시에 그 후배에게 난 이런 말들을 했었다. 가차 없이.

“남자 친구 용돈 주려면 돈 많이 벌어야 되겠다.”
“연애만 할 거지? 설마 결혼까지 하려는 건 아니지?”

이런 오지랖 넓은 비난 섞인 조악한 조언들을 쏟아냈었고, 심지어 후배의 남자 친구를 이름 대신 ‘십팔억’이라는 별명까지 지어 줘가며 놀려대기 바빴었다.

그런데 남자가 어마어마한 재벌이거나 능력자인 경우는 얘기가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85세의 나이에 25세 연하의 전직 모델 제리 홀과 결혼을 했었다. 이 경우는 뭐, 실제로(?)도 그랬지만 남자가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여자를 사귈 때는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론 저 남자 능력 좋구나, 같은 부러운 시선이 섞여든다.

남자들 사이엔 ‘2080’이라는 농담이 있다. 남자가 능력이 있으면, 20대에도 20대를 80대가 되어서도 20대 여자를 선호한다는 뜻이다. 솔직히 나도 내 또래 보다는 20대의 여자들을 선호했다. 단순히 어리고 예뻐서가 아니라, 결혼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20대는 결혼까지 생각하지 않고 만날 수 있지만, 또래 여자를 만나면 조금 지나 결혼 얘기가 나오고, 그러고 나면 빚밖에 없는 경제상황을 오픈해야 하는 게,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달랐다. 나이 차이가 나도 너무 났다. 처음 우리 사이에는 이런 대화들이 오갔다.

“몇 년생이라고?”
“88년생이요.”
“와……나는 그때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너, 임춘애 모르겠다?”
“그게 누구예요?”
“호돌이는 아니?”
“강호동이요?”
“…….”


"우리 바다 보러 갈래?"
"내일 출근하는데, 피곤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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