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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지/출판 > 출판/편집
· ISBN : 978896897079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1-01-29
책 소개
목차
우아한 책은 없다
1장 책
책 써서 망했다는 사람 못 봤다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_ ① 좋은 책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_ ② 나쁜 책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_ ③ 이상한 책
욕망과 결핍의 아이콘,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 그 미묘한 오리지널리티
출판시장의 오해와 이해
치유 에세이는 어떻게 대세가 되었나
2장 책 쓰기
당신의 투고가 거절당하는 7가지 이유
우선 써라. 굳은살부터 만들라
퇴고;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작가를 현혹하는 문장론
예비독자의 확보; 인터넷 글쓰기
나에게 꼭 맞는 출판사 찾기
투고를 위해 서점 투어를 해야 하나
3장 출판하기
왜 ‘구름빵’ 작가의 저작권은 구름같이 사라졌나
첫 책 낼 때 반드시 챙겨야 할 출판권설정 조항
출판계약의 종류_ ① 인세계약과 선인세
출판계약의 종류_ ② 자비출판, 반기획 출판, 매절
독립출판의 방법_ 1인 출판, 크라우드 펀딩, POD
출판공정;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출판사와 일하기; 기획과 편집
출판사와 일하기; 이미지와 디자인
출판사와 일하기; 원고 파일과 이미지 파일 보내기
인쇄용지의 구분; 판형의 경제학
4장. 출판하는 사람들
출판 이후의 마케팅_ ① 그들은 왜 광고를 포기하나
출판 이후의 마케팅_ ② ⟪언어의 온도⟫는 어떻게 역주행했나
그 많던 1인출판사들은 어디로 갔나
성공하는 1인출판사의 6가지 준비
출판사는 어떤 에디터를 뽑을까
나 홀로 출판하는 사람들_ ① 자서전
나 홀로 출판하는 사람들_ ② 에세이
전자책 시장과 출판의 미래
전자책으로 월수입 100만원?
어쩌면 당신이 더 멋진 저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선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을 노출했고, 2016년 tvN 드라마 <도깨비>에선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가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됐다. 단순 노출이 아니라 주요장면의 내레이션으로 사용할 만큼 비중 있게 다뤄졌다. PPL인 셈이다. 드라마 방영이 끝난 후에도 이 책들은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로 남았다. 2018년 방영된 tvN 드라마 <김 비서가 왜 이럴까>에선 책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반복 노출되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를 넘어 2018년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다. 책의 내용까지 노출되는 PPL은 회당 수천만 원이 넘는데, 책 판매수익을 따지면 광고비에 비견할 바가 아니라 한다. 흥미로운 점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와 《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모두 위즈덤하우스에서 낸 책이었는데, 독자들은 《모든 순간이 너였다》라는 제목을 보고 순간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는 출판사 에디터의 전략적 기획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 책들은 형편없는 책인데 광고로 대박을 친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드라마 작가와 제작진이 형편없는 책을 전면에 노출해 홍보하진 않는다. OST와 같이 드라마의 정서를 온전히 이어갈 수 있는 책을 PPL 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인기 드라마의 PPL이 없었어도 이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을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책은 글을 모은 것이 아니다
책 만들기는 글과 달라 좋은 글을 모아 엮는 것이 아니다. 책을 만드는 일은 하나의 콘셉트로 원고 전체를 관통하며 변주를 통해 울림을 주는 작업이다. ‘밤’과 관련된 책들을 보자. 크리스토퍼 듀드니의 《밤으로의 여행》,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밤의 역사》는 제목에 모두 ‘밤’이 들어갔지만, 실제 내용은 매우 다르다. 《밤으로의 여행》이 밤과 연관된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풀어냈다면, 《밤이 선생이다》는 그야말로 제목에만 밤이 들어간 출판사의 기획출판물이다. 그리고 《밤의 역사》는 인류 어둠의 역사를 살펴 그 연원을 추적하는 미시사학의 인문서다. 황 작가의 산문집을 제외하곤 모두 하나의 테마에 따른 변주로 구성되어 있고,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책이 콘셉트에 따른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나의 테마로 300쪽 분량의 책을 쓸 수 있다는 건 방대한 지식을 하나로 엮을 만큼의 전문성과 내공을 지녔다는 의미다.
까칠한 독자를 앞에 앉혀둬라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가면 때론 쓰는 시간보다 생각하거나 정보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도 많아진다. 책 쓰기는 ‘매혹하기’라는 전략이 필요하고, 그 원고는 정합적이어야 한다. 원고 안에서 자신의 주장을 부정하는 모순이 없어야 한다. 어떤 종류의 글들은 논리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좋은 책 중 그런 글은 없다. 소설과 에세이에도 인과와 감정논리가 있어야 하고, 어학서적과 인문서적 역시 사전에 상정한 독자의 인식 흐름을 따라야 한다. 필자는 일반적인 글쓰기와 책 쓰기의 가장 큰 차이점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책 쓰기는 독자를 대상으로 말을 거는 것이고, 독자의 욕구와 상상을 기준좌표로 설정해 일관된 전개와 글의 함량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어느 지점에서 독자가 무릎을 칠지, 어떤 대목에서 지루함에 책을 덮을지를 전략적으로 재고하는 작업이다. 책상 너머에 친구나 배우자가 아닌 까칠한 독자가 앉아있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이런 습관은 원고의 오류를 사전에 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나중에 이야기의 종점을 잃어버리거나 인물 성격의 논리적 모순, 자기 철학에의 위배를 깨달아 다시 써야 하는 불행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