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自序

제1부
귀
사슴풍뎅이
공주
콩나물 근접
2시간
앵두
소금
쑥
오가피나물
그것 뿐
평택
좀생이별
먼 산
염소
제비꽃
양파
제비
타조
佛國寺
준비
첫눈
맨드라미

제2부
해바라기
안부
소나무껍질
조조
내 그림자
나뭇잎 한 장
추상
일관성
대추나무
적요 다음
눈짓 한 번
공룡
오동나무
착석
그쪽
有坐
기린
무관심
10분의9
백합
향기 만리
그 자리
연못가

제3부
찻잔
장다리꽃
갈치
새
종달새
팽나무
원근법
상대성
입
내 어금니
콩
꽃잎
옥수수수염
까치
칸막이 문
새끼손가락
눈 오는 날
마씨네 사과밭
오리엘 창문
소치
개꿈
내 얼굴

제4부
하늘은
아내의 바다
지나가는 바람·10
소나무
인생
통영
설악산 신흥사
지상시편 1부·24
지상시편 3부·4
지상시편 5부·19

해설 | 세계-내-존재 自覺의 한 방향
─無의 형이상학 - 박찬일

앵두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당분간은
신용경색현상이 지속될 모양이다

나는 조금 덜커덩거렸다

45번 국도처럼
삽교로 가는 45번 국도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니
누가 날 흡수해버린 것 같다

옷소매를 보아도
누가 날 흡수해버린 것 같다

왜 따라오는가
45번 국도에 핀 저 앵두꽃

인생

내가 놓친 것은
당초무늬 질그릇 뚜껑만이 아니다
칫솔을 놓치고
손수건을 놓치고
읽고 있던 칸트를 놓쳐버렸다

내 아내를 놓쳐버렸다

허무한 인생,

그러나 정말로 내 손에서 빠져나간 것은
가벼운 먼지였다
가볍게 가볍게 손에 들고 있던 인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