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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5382453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7-01-31
책 소개
목차
아무나 지을 수 없는 밥
추억의 여자만
한 가닥의 터럭
개새끼
고백
우리 사이
허물
추천의 말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대 앞 미용실을 관두고 옮긴 곳이 신사동에 있는 미용실이었다. 경력을 부풀려 초급 디자이너가 되었다. 강남으로 왔다는 중압감이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했다. 신사동 미용실은 큰 가정집을 고쳐 입구에 정원이 있었고 내부 치장이 화려했다. 연예인을 단골로 확보한, 어느 정도 알려진 곳이었다. 남자 원장은 항상 패션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었다. 그의 시술 가격은 직원보다 세 배는 높았다. 하얗게 칠해진 건물에 정원이 화려해서 동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실내에는 원장이 헤어스타일을 담당했던 영화의 포스터들이 걸려 있었고, 영화 속에 나오는 배우들의 헤어스타일이 클로즈업되어 액자로 장식되어 있었다. 원장은 마법사처럼 군림하며 직원들을 움직였다. 고급 미용실답게 격식이 달랐다. 내가 커트 중에 떨어뜨린 빗을 다시 사용하려 하자 깜짝 놀란 스태프가 새 빗을 건넸다. 손님이 없다고 아무 데나 앉을 수도 없었다. 모든 것이 원장의 마법에 걸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것 같았다.
“넌 머리가 그게 뭐니?”
내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괴물을 욕실로 끌고 갔다. 괴물을 거울 앞에 세우고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세련되게 바꿔보자.”
나는 가위로 머리숱을 쳐내듯이 괴물의 몸에 대고 가위질을 했다. 가위를 크게 벌려 울퉁불퉁한 살덩이에 대고 살짝 그어보았다. 깜짝 놀랄 만큼의 아픔이 등줄기를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 나는 점점 가위를 빠르게 움직였다. 빨간 머리칼이 미세하게 일어났다. 머리칼은 수분을 머금고 있어야 커트가 쉽다. 나는 스프레이로 울퉁불퉁한 덩어리에 물을 뿌렸다. 푹푹거리며 물방울이 퍼졌다. 빨간 머리칼이 물방울을 타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